전세 700건 쏟아진 마포 신축아파트…“구축보다 전셋값 싸네” [부동산 라운지]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2. 11.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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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우장산숲아이파크
마포더클래시 등 속속 입주
계약갱신청구권 활용하면
싼 전세에 4년간 거주 기회

“신규 입주 아파트는 물량이 한꺼번에 풀려 전세 가격이 주변 구축 아파트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는데, 요즘은 대출 금리가 높다보니 확실히 신축 전세를 찾는 사람이 예전만 못하네요.”(서울 마포 A공인중개사)

급전세 안내가 붙어 있는 서울의 한 중개업소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에 신축 대단지 입주까지 겹치며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축 아파트 전세 가격이 주변 구축 아파트 전세 가격보다 더 저렴해지며 전셋값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마포더클래시 전용면적 59㎡의 전세 매물 최저가는 5억원부터 형성돼있다. 인근 구축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같은 면적 전세 최저가가 5억5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5000만원 저렴한 셈이다. 마포더클래시는 전체 1419세대인데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에 등록된 전세 매물은 600~700건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대단지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자 인근 지역의 전셋값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A 중개사는 “전셋값이 폭등하던 시기엔 신축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엔 금리 부담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가 많다 보니 매물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의 또 다른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우장산숲아이파크의 전용 84㎡의 전세 매물 최저가는 5억원에 형성돼있다. 이는 인근 구축 아파트인 강서힐스테이트의 같은 면적 전세 매물 최저가보다 5000만원 저렴하다. 강서구의 B 공인중개사는 “1달 전만 하더라도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1~2억원 가량 더 비싸게 나와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되고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자 전셋값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이같은 신축 아파트 입주장에서의 전셋값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된다. 분양을 받은 집주인들이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세를 내놓으며 공급이 단기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입주장에서 전세 가격 하락은 인근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강서구의 C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잔금을 치러야 하는 기간이 한정돼 있는데 반해, 전세 수요는 줄어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변 구축 아파트 전셋값도 덩달아 하락하며 매맷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세 가격의 하락폭은 연일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셋값도 이달 1.43% 하락해 지난달(-0.51%) 대비 내림 폭이 커졌다. 이달 서울(-1.41%), 인천(-2.20%), 경기(-2.43%)도 주택 전셋값 하락 폭이 지난달보다 확대하면서 수도권 주택 전셋값(-2.03%) 내림 폭도 커졌다. 전세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어나자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신축 아파트에 전세를 들어가는 세입자의 경우 최대 4년간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살 수 있는 만큼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차 3법 시행 전에는 신축 아파트 입주 시기에 2년만 전세를 저렴하게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4년간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살 수 있게 됐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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