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성성호수공원, 문화예술과 낭만 넘치는 중부권 최고 명소 된다
한국예총, 한국미협과 손잡고 천안에서 국전 20년간 개최 등 MOU
워케이션 즐기는 디지털노마드, 낭만여행객 찾는 여행지 부상 기대
충남 천안시 업성동 성성동 일대 ‘천안성성호수공원’이 사계절 물을 배경으로 음악, 미술 전시와 무대공연이 펼쳐지는 중부권 최고의 힐링과 낭만의 수변공원이 될 전망이다.
27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천안성성호수공원을 ‘천안 8경’의 하나로 지정하고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 한국미술협회(한국미협), 민간사업자와 문화예술 미술문화 랜드마크 조성과 미술문화 플렛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장소에 상관하지 않고 이동하며 업무를 보고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일과 휴가, Work+Vacation)을 즐기려는 전국의 디지털노마드들과 낭만과 추억만들기 여행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서다.
앞서 천안시는 2018년부터 사업비 763억원을 투입해 성성호수공원의 핵심시설인 업성저수지의 수질개선과 수생태계를 복원한데 이어 관광·레저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생태휴식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4월에는 천안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사업의 서막으로 성성호수공원 준공식을 가졌다. 신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낡고 오염된 저수지를 명품 문화예술 수변공원으로 만들려는 천안시의 기발한 저수지 부활(renewal) 전략을 들여다 봤다.
천안성성호수공원의 복판에 위치한 업성저수지는 50년된 인공 축조 저수지다. 업성저수지는 1972년 업성동과 성성동, 직산지역의 논밭에 물을 공급하는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됐다. 성성동과 업성동, 직산읍 일대의 많은 농경지에 업용수를 공급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주변지역의 급속한 도시화와 공장신축에 따라 유입 자연수 수자원이 고갈하는 반면 생활하수, 축산폐수, 각종 비점오염수의 유입으로 수질오염이 가속화됐다. 수질 등급이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한 6등급에 이르러 한 때 ‘똥물 저수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시련, 국제비지니스파크사업 좌초
천안시는 도시개발 압력이 가속화하는 이 저수지 일대의 가치를 일찍 알아봤다.
이곳을 최고의 업무지역과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2005년 천안시 지역혁신발전전략을 수립한 천안시는 2007년 사업예정지구를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묶었다. 천안시는 이듬해인 2008년, 업성저수지 일원 300만 8000㎡에 2017년까지 비즈니스호텔, 컨벤션센터, 국제금융무역시설, 호수공원과 4만 50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할 목표로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특수목적법인 천안헤르메카개발(주)를 설립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와 건설업체들의 경영난 가중으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3년6개월 동안 브릿지론 조달, 3차례에 걸친 자본금 증자, 실권주 인수에 실패하고 사업추진계획도 확정하지 못함에 따라 2011년 12월 민간사업자와의 협약이 해지됐다. 기초자치단체와 민간컨소시엄으로 추진하는 국내 최대사업으로 충남 천안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던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이 공중 분해된 순간이었다.
천안시는 2016년 지역구 국회의원 등과 협력해 환경부가 주민 접근이 쉬운 농업용저수지 중 쾌적한 친수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중점관리저수지 지정계획'에 업성저수지를 포함시켰다. 이 성과로 국비 329억원을 지원받은 천안시는 도비 146억원을 추가 지원받고 시비 288억원을 보태 총사업비 763억원을 확보해 2018년부터 수질개선과 수질개선과 관광·레저기능의 시민휴식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물순환시설을 설치하고 인공습지 조성 및 마름 제거 등 수질개선사업에 힘을 쏟은 결과 수질은 6등급에서 3등급으로 끌어 올렸다.
◇천안시의 문화 랜드마크 조성 구상은
국제비지니스파크 조성 사업 디폴트 후, 개발행위제한구역 해제가 이뤄지고 201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국내 건설경기 회복과 업성저수지 호수공원 조성사업이 가시화에 힘입어 이곳은 민간도시개발사업 신청이 쇄도했다. 천안성성호수공원을 둘러싸고 2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고 개발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천안시는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성성호수공원 일대에 아트센터, 영화관, 갤러리거리, 미술관, 미디어아트존 등 수변 경관을 활용한 다양한 테마의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행사유치시 행사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성성호수공원을 사계절 전국적 세계적 위상의 문화예술 전시와 공연이 펼쳐지는 고품격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육성해 도시가치를 높이고 관광객까지 불러 모은다는 도시마케팅 전략이다.
◇문화예술단체 및 민간사업자와 협력은
천안시는 ㈜비제이글로벌의 지원을 받아 성성호수공원 인근 문화예술복합시설(가칭 대한민국아트센터)을 조성하고 이곳에 문화예술행사 유치하기 위해 지난 9월과 10월 (사)한국예총, (사)한국미협과 잇따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서 한국예총은 대한민국예술축전 등 산하 10개 단체 공연, 전시, 국제행사 등을 천안시에서 개최한다고 약속했다. 건축, 국악, 무용, 문인,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영화, 음악 등 10개 단체의 연합단체인 한국예총은 130만 회원수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단체다. 이들 단체들이 천안 성성호수공원에서 각종 행사를 연중 개최할 경우 수 많은 행사관련 방문객과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주목되는 것은 민간사업자인 비제이글로벌의 역할이다. 이 회사는 성성호수공원 일대에 대형극장, 카페거리, 푸드 스트리트, 300m거리의 낭만포차, 버스킹 무대 등 대규모 근린생활 및 문화예술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여수 낭만포차, 강릉 커피거리, 석촌호수 야경과 같은 시설과 경관을 조성하고 여기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기 위해 건물이든, 땅이든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최고 경영자는 궁극적으로는 재단법인을 만들어 시설물 등을 천안시에 통으로 기부하고 싶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천안은 전국 최고의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고 부족했고 시민 삶의 질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고품격 문화도시'를 주요 시정목표로 삼고 있다. 수 많은 기업유치와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문화예술 측면에서는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자평이다.
천안시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고도 시대적 상황이 맞지 않아 공영개발을 이루지 못한 성성호수공원의 공익적 기능을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단체, 민간사업자와의 MOU를 바탕으로 어떤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갈지 주목된다.
천안=글 사진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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