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역언론!

한겨레 2022. 11. 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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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뉴미디어 시대라지만 변방의 지역뉴스는 특종이 아닌 한, 포털사이트에 걸리지 않는다.

연수 대상자는 경남도가 2022년 지역신문발전 지원사로 선정한 일간지 3개사, 주간지 12개사로, 경남지역 신문기자들이었다.

갈수록 언론 환경이 열악하다지만 지역언론은 지역분권, 지역자치, 지역문화의 중심에서 지역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고 있다.

"정작 우리 동네 이야기나 소식을 접하기 어렵네요. 주민자치가 별건가요. 지역에 믿을만한 언론 하나는 있어야 숨통이 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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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지난해 11월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지역언론 포털 제휴 선정 결과와 지역언론 지원 방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말고] 권영란 | 진주 <지역쓰담> 대표

인터넷과 뉴미디어 시대라지만 변방의 지역뉴스는 특종이 아닌 한, 포털사이트에 걸리지 않는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치거나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서 겨우 접할 수 있다. 지면으로 접하는 경남지역 주요 일간지는 창원과 김해 등 도청 소재지와 가까운 동부지역 소식이 대부분이다. 같은 경남권인데도 심리적으로만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지면을 살펴보면 그 비중에서 ‘현실적 거리’를 알게 된다.

얼마 전 경남 고성에서 지역신문 기자 연수가 있었다. 연수 대상자는 경남도가 2022년 지역신문발전 지원사로 선정한 일간지 3개사, 주간지 12개사로, 경남지역 신문기자들이었다. 2011년부터 개최해 왔으나, 팬데믹으로 3년 만에 마련된 자리였다. 1박2일 일정 중 첫날 기획취재 발표하고 기조강연을 듣고 서둘러 떠나는 기자는 대부분 일간지 소속이다. 둘째 날 오전 특강을 듣고 삼삼오오 개별 토론을 하는 이들은 마감 여유가 있는 주간신문 기자임이 분명하다.

경남도는 중앙정부와 별도로 지역신문을 지원해 왔다. 2010년 ‘지역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조례’를 제정해 2011년부터 시행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이다. 당시 경남도는 지방자치와 지역문화를 성장시키고 지역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신문의 발전이 필수라 인식했다. 지원기준에 있어 무엇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우선했다. 경남에서 시행하자 이어 차례로 충남도, 제주도가 뒤따랐다. 다른 광역단체에서도 검토와 준비를 한다는 소식은 있었지만 아직인 듯하다.

2022년 현재 경남도 등록 언론사는 일간 15개사, 주간 78개사이다. 인터넷신문은 317개사이다. 2016년과 비교하자면 종이신문은 40여곳 줄고 인터넷신문은 100여곳 늘었다. 인터넷신문은 지역신문발전지원법 지원대상이 아니다. 경남도 지원조례는 시행 초기 인터넷신문까지 확대했다가 종이신문으로 제한했다. 앞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뉴스이용자 실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면 인터넷신문의 자정과 성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경남도내 일간지보다 인구 4~5만명 수준 작은 지역에 자리 잡은 언론에 더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1주일 또는 격주로 종이신문을 발간하는 지역신문사로, 기자 2~4명을 두고 있다. 지금은 희미해진 용어지만 이들 신문을 ‘풀뿌리 언론’이라 했다. 1988년 <홍성신문>을 시작으로 <옥천신문>, <진주신문>, <원주투데이>, <당진시대> 등등 전국 각 지역에서 시민주주 지역언론이 출범했다. 1990년대에는 우후죽순처럼 일제히 나타났다가 신문사 이름을 부를 새도 없이 금세 사라지기도 했다. 풀뿌리 언론 30년이 지나면서 <진주신문>처럼 경영난으로 폐간된 신문이 있는가 하면 <옥천신문>처럼 지역과 밀착해 지역과 함께 진화 성장하는 언론도 있다. 갈수록 언론 환경이 열악하다지만 지역언론은 지역분권, 지역자치, 지역문화의 중심에서 지역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고 있다. 지역민이 지역신문을 일구고 지켜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경남 산청군에서 30일 저녁 ‘용산 이태원 참사 추모, 윤석열 심판 산청촛불행동’이 열린다는 문자 알림이 온다. 서울 광화문이 아니라 인구 3만5천명이 채 안되는 골짜기 동네에서 말이다. 내가 알기로는 산청군에는 이 집회를 보도할만한 지역언론이 없다!

끝으로 우리 동네 치과병원 이야기 한토막. 대기실 한쪽에는 늘 신문과 잡지가 꽂혀있다. 전국 일간지는 <한겨레>, 지역 일간지는 <경남도민일보>, 잡지로는 <주간경향>, <한겨레21>이다. “정작 우리 동네 이야기나 소식을 접하기 어렵네요. 주민자치가 별건가요. 지역에 믿을만한 언론 하나는 있어야 숨통이 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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