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서 산불 계도 헬기 추락 5명 숨져…여성 2명 신원 파악 안돼(종합)

윤왕근 기자 신관호 기자 2022. 11. 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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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계도 방송 2~3초 후 굉음, 사고 직감"
탑승자 보고 누락 가능성…임차헬기 노후화 '심각'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 인력 40여 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소방은 속초시 산불 진화용 임차헬기의 사고로 잠정 파악 중이며, 사고 헬기에 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군 제공) 2022.11.27/뉴스1

(양양·속초=뉴스1) 윤왕근 신관호 기자 = 27일 오전 10시 50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산불 계도 임차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사고로 인한 불길을 잡고 현장에서 시신 5구를 발견·수습했다.

숨진 5명 중 2명은 '여성'이라는 점만 확인될 뿐, 신원이 특정되지 않고 있다. 당초 해당 헬기의 비행계획서에는 2명이 탑승한 것으로 보고돼 있어 나머지 탑승자 3명에 대한 보고 누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고가 난 헬기는 1975년 제작, 47년이 지난 '노후 헬기'로 확인, 장비 결함이나 정비내역에 대한 부분이 집중적으로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장비결함과 조종사 실수, 기상여건 등 사고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헬기 사고로 5명이 숨진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 추락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체 안에서 발견됐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산에서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의 공동 임차헬기가 추락, 인력 40여 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사고 발생 당시 헬기에는기장 A씨(71)와 정비사 B씨(54) 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신 3구가 사고 기체 안에서 발견되면서, 당시 탑승자는 5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2.11.27/뉴스1

◇"꽝" 굉음 후 순식간 추락…헬기는 뼈대만 남아

이날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사고현장은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추락해 산산조각이 난 헬기는 불에 타버려 뼈대만 남아있었고 인근 나무들도 모두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유해 수습과 현장 감식을 위한 소방·경찰차량이 드나들었고, 현장 진입로는 출입 통제를 위한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인근 주민들은 산불예방 공중계도 방송이 들린지 약 2~3초만에 굉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사고현장 인접 주민 A씨는 "산불 계도 방송이 시작된지 한 3초 정도 됐나, '쾅' 하는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헬기가 떨어졌다고 직감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이 불을 끄고 조종사들을 구하겠다고 산으로 올라갔는데, 1초 간격으로 가스 터지 듯 계속 폭발하더라"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고 여파로 A씨 집 유리창이 깨지고 파편이 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사고현장에서 직선거리로 10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사는 또 다른 주민 B씨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아들이 근무를 위해 집을 나가더니 전화가 와서 '산불이 난 것 같다'고 하더라"며 "밖에 나가보니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더라"고 말했다.

B씨는 "아들은 신고를 하고, 우리는 불을 끄기 위해 산으로 갔지만 불꽃이 너무 튀어 접근할 수 없다"며 "그 사이 소방차가 와서 불길을 잡고 보니 헬기 형체는 거의 없고 텐트 폴대처럼 뼈대만 남은 채 모두 소실돼 있더라"고 말했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 인력 40여 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소방은 속초시 산불 진화용 임차헬기의 사고로 잠정 파악 중이며, 사고 헬기에 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군 제공) 2022.11.27/뉴스1

◇"2명 탄줄 알았는데" 5명 숨져…탑승자 보고 누락 가능성

이날 사고가 난 헬기의 비행계획에는 당초 탑승인원이 '2명'으로 보고됐지만 사고현장에서는 2명이 아닌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고 헬기의 비행계획서에는 기장 A씨(71), 정비사 B씨(54)까지 2명이 탑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해당 비행계획서는 이날 오전 8시 51분쯤 기장인 A씨가 양양공항출장소에 유선 통보한 내용을 토대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산불계도비행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비행계획서에 2명이 탑승한 것으로 기록되면서 사고 직후 당국은 예상 인명피해 인원을 2명으로 파악했으나, 현장에서는 2명이 아닌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속초시 설악동에 위치한 계류장 CCTV에도 2명이 아닌 5명이 탑승한 것이 확인됐다.

추가로 확인된 3명의 시신 중 1명은 또 다른 정비사 C씨(25)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2명의 시신은 계류장 CCTV 확인을 통해 '여성'이라는 점만 확인될 뿐 신원이 특정되지 않고 있다.

추가 탑승자에 대한 보고 누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으로, 향후 추가 사망자 3명의 탑승경로와 보고 누락 부분 등에 대해 집중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헬기 1975년 제작…임차헬기 노후화 심각

이날 5명의 인명피해를 낸 헬기는 1970년대 출시된 항공기인 것으로 확인, 지자체 임차헬기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헬기는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이 공동 임차한 것으로 1975년 시코르스키(sikorsky)사가 제작한 헬기로, 출시된지 47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헬기는 담수능력이 1800리터인 S-58T 기종으로 중형급 헬기다.

올해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이 산불예방을 위해 6억6100만 원을 투입, 강원도 지원금 2억8350만 원을 포함해 총 10억6897만여 원에 임차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시 이 헬기는 산불예방 활동 차원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속초시는 사고헬기가 노후 항공기지만, 올해 동해안권 대형산불 진화작업 지원 등을 비롯해 역량이 어느 정도 증명된 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헬기 사고로 5명이 숨진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 추락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체 안에서 발견됐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산에서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의 공동 임차헬기가 추락, 인력 40여 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사고 발생 당시 헬기에는기장 A씨(71)와 정비사 B씨(54) 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신 3구가 사고 기체 안에서 발견되면서, 당시 탑승자는 5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2.11.27/뉴스1

◇'전원 사망, 헬기는 전소'…원인 규명 장기화되나

이날 사고로 인한 화재 진압, 숨진 5명의 유해 수습 등이 이뤄지면서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는 헬기의 장비 결함 가능성부터 조종사 실수, 기상여건 등 사고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고 헬기가 전소되고 탑승자들이 전원 사망하면서 원인 규명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인근 야산에서 지자체 임차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김진태 강원도지사(왼쪽 세번째)가 소방당국으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양양군 제공) 2022.11.27/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한 부분은 현장 조사가 마무리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장조사는 보통 최장 열흘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헬기 역시 국내 기종이 아닌 해외 기종이라 필요할 경우 해외 기술진과 합동조사가 진행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장비 결함과 조종사 실수, 기상여건 등 사고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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