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피해 속출] 레미콘 품귀에 둔촌주공 올스톱… 2주 뒤 주유소 재고도 동날판

장우진 2022. 11. 27. 18: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못해 중단
현대차 카캐리어 멈춰, 인도 지연
사태 장기화땐 휘발유 공급 차질
항만 반출입량 평소 17%에 그쳐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24일 부산 남구 한 화물차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트레일러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소속 레미콘차주들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건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는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돼 시멘트 포대만 잔뜩 쌓여있다. 1년을 기다려 이제 겨우 새차를 받으려 했던 소비자들은 카캐리어 대부분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또 기약없는 기다림을 시작하게 됐다.

화물연대 소속이 70% 이상인 전국 유조차 차주들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전국 주유소에서는 1~2주 뒤 휘발유·경유 품귀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건설현장 공사중단에 일부 주유소 재고 곧 동날 듯= 국토교통부와 한국시멘트협회 등 협·단체들의 피해 집계 현황을 종합하면, 27일 현재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시 20% 아래로 급감하고,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건설의 경우 벌써부터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시작됐다. 현재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 아파트의 건설현장은 레미콘 타설을 못해 지난 25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국토부는 이번주 초부터 다른 현장에서도 피해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의 경우 울산공장 등에서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해 로드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 운송)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의 경우 현재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유조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화물연대 소속 유조차는 전국의 70%, 서울의 90%에 달하는데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는 일부 조합원만이 참여했지만 이번 파업에는 유조차 기사들이 대거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들은 통상 2주에서 1개월 치의 유류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많이 곳은 2~3일만에 소진된다. 이에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들은 2주에서 한달 치 재고를 확보해놨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수송에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은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철도, 해상운송만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파업 첫날 포항공장이 8000톤의 철강재 출하가 중단되는 등 하루 평균 5만톤 규모의 운송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도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번 파업으로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수출기업 피해 속출…"납품 못해 위약금 물어낼 판"=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5일 오후 6시까지 총 31개 화주사가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 애로 53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납품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 24건(45%),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물류비 증가 15건(28%), 원·부자재 반입 차질에 따른 생산중단 13건(25%), 공장·항만 반출입 차질로 인한 물품 폐기 1건(2%)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은 전날 밤까지 2700명이 13개 지역 123개소에서 화물차량·천막 등을 이용해 철야 대기를 했다. 이날 오전에는 전체 조합원의 19.5%인 4300명이 13개 지역 136개소에서 분산 대기했다.

현재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62.6%)은 지난달 평일(64.5%)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208TEU로 평상시(3만6824TEU)의 17% 수준에 그쳤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말하며, 반출입량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말한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이에 따른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식품 시즈닝을 수출하는 한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내륙운송이 멈추면서 해외 바이어에게 물량 공급 계약을 지키지 못해 해외 바이어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김장철 성수기를 맞은 한 김치 제조업체는 물류 차질로 제조·출고가 지연되면서 창고에 있는 제품을 폐기해야 할 위기다. 장우진·박한나기자 jwj1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