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지만… 은행들 눈치싸움에 예금금리 잠잠

강길홍 2022. 11. 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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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중은행의 수신(예금) 금리 인상 소식은 잠잠하다.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잇따른 경고 메시지에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눈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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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자금쏠림 현상 막고자
금융당국 "인상 자제" 거듭 당부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전망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중은행의 수신(예금) 금리 인상 소식은 잠잠하다.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한 금융당국의 잇따른 경고 메시지에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눈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만 이날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0.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당일 주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린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은행으로의 역머니무브 현상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은행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에 이어 25일에도 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간부들과 가진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24일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상황점검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이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역머니무브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대출 금리가 덩달아 오르는 것은 물론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불러오는 탓이다. 올 들어 기준금리가 6차례나 오르면서 지난해 말 기준 연 1%대였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로 올라섰다. 은행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카드·보험·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된 상황에서 은행들이 아예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기준금리가 현재와 비슷한 시기인 2012년에는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연 3.75~4% 수준에서 형성됐었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1%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 공시 등 정부 정책도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금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 등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진 은행들이 대출 자금 조달을 위한 필요성도 커졌다. 하지만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은행채 발행도 자제해온 상황이라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신 경쟁에 더욱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은행채 발행 재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금경색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24일 "예금 금리를 못 올리고 은행채도 발행 못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은행 유동성을 확보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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