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한 ‘전설’ 아이거, ‘돌아온 CEO’ 잔혹사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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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능력이 검증된 전 최고경영자(CEO)들이 위기의 순간에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일 디즈니 CEO로 돌아온 '전설의 수장' 로버트 아이거(애칭 밥 아이거)도 그 중 한 명이다.
경영자문회사 스펜서 스튜어트가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전직 CEO들이 복귀하면 오히려 주가를 비롯해 회사 실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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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 부적응
첫 임기 비전을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려 시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경영 능력이 검증된 전 최고경영자(CEO)들이 위기의 순간에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일 디즈니 CEO로 돌아온 ‘전설의 수장’ 로버트 아이거(애칭 밥 아이거)도 그 중 한 명이다. 실적 부진과 스트리밍 서비스 손실, 떨어진 주가 등으로 침체 기로에 선 가운데, 디즈니 이사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밥 차이펙을 전격 경질하고 아이거를 CEO로 선임했다.
아이거는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공룡’을 만든 장본인이다. 디즈니 이사회는 아이거를 “복잡한 산업 변화의 시기에 회사를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배테랑 CEO가 위기의 디즈니를 구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다시 회사로 돌아온 이른바 ‘부메랑 CEO’들이 과거 자신들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경영자문회사 스펜서 스튜어트가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전직 CEO들이 복귀하면 오히려 주가를 비롯해 회사 실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2명의 CEO가 퇴임 후 다시 복귀했는데, 이들 중 임시로 임명된 9명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 나머지 13명의 경우 첫 번째 임기와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내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MIT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1992년부터 2017년까지 ‘부메랑 CEO’의 성과를 살펴본 결과, 돌아온 CEO들이 이끄는 기업들의 연간 주식 실적은 첫 번째 임기 대비 10.1% 가량 낮았다.
물론 성공 사례도 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가 대표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1985년 자신이 공동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12년 후 파산상태의 애플을 인수, 개인용 컴퓨터 산업을 개척하겠다는 비전을 추진하며 애플을 완전히 부활시켰다. 그는 지난 2011년 CEO에서 물러난 몇 달 후 세상을 떠났다.
하워드 슐츠는 1987년부터 2000년까지, 그리고 2008년 2016년까지 스타벅스를 이끌었다. 그는 오랜시간 CEO로 재임하며 스타벅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두 번째 임기동안 그는 더 높은 수준의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겨냥,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브랜드 핵심 원칙에 다시 집중하며 주가를 3배 이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슐츠는 올해 초 케빈 존슨 전 CEO가 물러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공은 일반적이기보다 오히려 ‘예외적’이다.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일수록 첫 번째 임기 당시와 크게 달라진 사업 환경으로 인해 돌아온 CEO들이 첫 임기에서 검증된 ‘경영 방식’을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돌아온 CEO들은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자신들에게 어떠한 선택지가 있는지, 조직은 어떻게 운영돼야하는 지에 대해 비교적 고정된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첫 번째 재임 시절 세웠던 비전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EO들이 첫 임기에서 사용한 ‘플레이북’을 두 번째 임기에서 사용하려고 할 경우 성공을 거두기가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 예로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 등을 꼽았다.
잭 도시는 2006년 트위터를 공동 창업하고, 2008년 회사를 나간 후 2015년 다시 트위터의 구원투수로 복귀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도시가 트위터와 핀테크 업체 스퀘어의 경영을 함께 맡은 것에 불만을 가지면서, 그가 사임하기 전 6개월동안 트위터의 주가는 3분의 1이상 떨어졌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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