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집 무너진다” 지하 관통 GTX…정부 입장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 설계를 두고 정부 및 건설업계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게 되면서 주민들은 사고 위험이 있다며 우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와 사업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하 깊은 곳에서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경기도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GTX-C노선은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내년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삼성역에서 양재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은마아파트 지하 약 60m 깊이를 관통하는 것으로 설계돼 주민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주민들은 “입주한 지 40년 넘은 낡은 아파트 지하에서 철도 공사를 하면 최악의 경우 건물 붕괴 등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건설은 기본적으로 GTX 공사가 지하 깊은 곳에서 이뤄지고 비발파식 공법을 도입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주민들 요청에 매봉산을 통과하는 우회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이 노선 역시 인근 다른 아파트 단지 밑을 지나게 돼 결국엔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지나친 강경 대응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달 이태원 참사 직후 아파트 외벽에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은마 재건축 추진위의 행보에 더 이상 협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GTX 우회 요구에 강경한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은마아파트 주민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GTX가 주거지를 지나가는 구역은 문제없이 건설되고 있으며, 일부 반대를 이유로 국가사업을 변경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라며 “무분별한 반대에 대해서는 사법적인 수단까지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 장관은 “심도 있는 이야기는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보자”며 협상의 여지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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