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교향곡 전곡 여행 … 독특한 해석 기대"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2. 11.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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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바렌보임 대신 틸레만이 지휘
오늘 잠실 롯데콘서트홀 공연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사진 제공=마스트미디어】

27일 경기 부천시 부천아트센터에서는 내한공연을 하루 앞둔 독일의 명문 교향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452년 역사를 지닌 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을 준비하는 단원들은 자신의 실력을 믿으며 더 조화로운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서로 세세한 부분까지 맞추며 가다듬고 있었다.

이날 리허설에서는 이들이 한국에 오기까지의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만큼 기다려준 팬들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지난달 초 30년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80)이 건강상 이유로 갑작스럽게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내한공연이 취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때 이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크리스티안 틸레만(63)이다.

"저와 단원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입니다. 다들 한국에 잘 도착했으니까요. 정식 개관 전인 부천아트센터를 사용하는 악단이 저희가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이렇게 좋은 홀에서 연습할 수 있다니 멋진 기회죠."

이날 리허설에 앞서 만난 틸레만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말 바렌보임을 대신하는 것이 확정된 후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일부 공연을 취소한 적이 있어 이번 한국 공연에 설 수 있는 것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바렌보임이 자신을 대신해 이번 공연에 함께할 수 있는지 부탁해왔어요. 정말 운 좋게 저도 공연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합류할 수 있었고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연주할 기회를 선택했습니다."

틸레만에게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브람스 교향곡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오는 28일과 30일 각각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이들은 브람스의 교향곡 4개를 2곡씩 순서대로 연주한다.

"브람스의 교향곡 4개를 한꺼번에 연주하는 투어만으로도 매우 귀한 기회입니다. 브람스는 교향곡을 4개밖에 작곡하지 않았지만 그것 모두 완벽한 소리로 훌륭하게 빚어져 있습니다. 그 곡들을 한 줄로 세워놓으면 브람스의 생각을 만나볼 수 있죠. 이 4개의 교향곡은 베를린 슈타츠카펠레가 바렌보임과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렸던 대표 레퍼토리입니다. 저에게는 이 관현악단이 이 곡을 어떻게 독특하게 해석하는지 만날 수 있는 기회죠."

단지 선곡의 이유가 그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을 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대표적 레퍼토리를 자신의 지휘하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베테랑 지휘자 입장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기회였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기분입니다. 지금까지 다른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전곡을 작업해본 적이 있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브람스를 연주하기에 적합한 독일의 전통 사운드를 지니고 있어요. 지나치게 무겁지 않지만 어두운 소리를 잘 살릴 수 있는 악단입니다. 브람스를 연주하기에 무척이나 어울리지요. 한국에 오기 전에 저는 이미 이들과 바그너는 물론 브루크너를 훌륭히 연주했습니다."

그는 말보다 연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리허설 무대에 올랐다.

"지휘자는 결코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됩니다. 손으로 연주해 보여줘야 하지요. 다르게 말하면 악단과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와 이 악단 사이에 화학작용은 분명히 일어났습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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