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살해당했다, 함께 떡볶이 먹던 그 골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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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가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에게 살해당했다.
"오빠가 살해당한 사건 장소는, 흉흉하고 외진 곳이 아닙니다. '우리 동네' 입니다. 오빠와 제가 초등학교 때 어묵과 떡볶이를 사 먹고, 고등학생 때 늦게까지 공부한 뒤 걸어오던 곳입니다. 그날 오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너무나도 익숙하고 편안한 그 길을 걸어 오빠는 집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100m를 남기고 다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비빔면을 끓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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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가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에게 살해당했다. 10월 2일 새벽이었다. 피해자의 여동생은 9일 뒤인 또박또박, 손글씨로 탄원서를 썼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에게, 엄벌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오빠가 살해당한 사건 장소는, 흉흉하고 외진 곳이 아닙니다. '우리 동네' 입니다. 오빠와 제가 초등학교 때 어묵과 떡볶이를 사 먹고, 고등학생 때 늦게까지 공부한 뒤 걸어오던 곳입니다. 그날 오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너무나도 익숙하고 편안한 그 길을 걸어 오빠는 집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100m를 남기고 다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동생이 기억하는 오빠는 다정했다. 가족이 모여 삼겹살을 먹을 때면, 동생은 비빔면이 생각났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비빔면을 끓여줬다. 생활에 보태라며 자신의 월급을 쪼개어, 동생에게 용돈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리 늘 든든한 버팀목이던 오빠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연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고 귀가 중이었다. 10월 2일 새벽 1시 13분쯤, 이들은 집에 가다가 사소한 언쟁이 있어 평상시보다 조금 높은 어조로 이야길 나눴다. 그런데 누군가 "야!"하고 외치는 목소릴 들었다. 일면식 없는 30대 남성 가해자 A씨가 집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창문 밖으로 소리친 거였다. 이에 연씨도 "뭐!"라고 대꾸했고, 가던 길을 갔다.
이에 격분한 A씨가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왔다. 그는 둘을 향해 쫓아오며 "네가 나한테 소리 질렀냐?"라고 물었고, 연씨가 "그래, 내가 했다"고 답했다. A씨는 주먹으로 연씨 얼굴을 폭행했다. 이어 연씨의 가슴, 얼굴 부위에 흉기를 휘둘렀다. 연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연씨 여자친구도 다쳤다.
"대학 졸업 후 아빠 일 돕겠다며 힘들고 지저분한 일을 열심히 배웠습니다. 월급을 많이 주지 못해도 불평 한 번 없었습니다. 올해 봄 공장 안으로 새끼 참새가 날아들었습니다. 아들은 3시간 넘게 산처럼 쌓인 물건을 걷어낸 뒤, 날려서 살려주었습니다. 지난해 봄엔 새끼 고양이가 폐유통에 빠진 걸 건졌습니다. 정성껏 씻겨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하고 주사를 맞혀주었습니다. 왜 이렇게 비참하게 한순간 떠나야하는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아버지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지난 16일 글을 올렸다. 다름아닌 '사형제 부활' 청원이었다. 청원 취지에 아버지는 이렇게 썼다. "사람의 귀한 생명을 물가에 있는 개구리처럼 가볍게 여겨, 자신의 감정에 따라 살인한 살인범은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남을 죽이면 자신도 죽는다는 걸 알아야 귀한 생명을 가볍게 뺏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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