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 날’은 법정기념일인데…홀대 받는 ‘재생에너지의 날’

김정수 2022. 11. 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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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월25일 오전 서울시청 옆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업종별 협회, 관련 학회와 엔지오 관계자들까지 모처럼 자리를 함께했다.

정우식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의 날도 원자력의 날과 같이 정부가 주관하는 법정기념일이 된다면 재생에너지 연구·개발과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종사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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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기후]

지난달 25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제4회 ‘재생에너지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제공

지난달 10월25일 오전 서울시청 옆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업종별 협회, 관련 학회와 엔지오 관계자들까지 모처럼 자리를 함께했다. ‘재생에너지의 날’ 기념식을 위해 모인 것이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한재협)를 중심으로 한 업계와 관련 기관·단체 등은 2019년부터 매년 10월23일을 재생에너지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10월23일은 2019년 서울에서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가 개막한 날이다. 4회째인 올해 기념식은 23일이 휴일이어서 이틀 늦게 열렸다.

재생에너지 분야 종사자들의 잔칫날과 같은 이날 기념식에 정부 쪽에서는 천영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실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정부는 또 재생에너지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 등에 모두 5개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여해 격려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각 나라가 화석연료로부터 독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산업과 경제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재생에너지가 산업과 경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아르이(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만들어 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기후위기 탈출은 재생에너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대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재생에너지와 그 종사자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의 크기는 원자력과 그 종사자들에게 보내는 것과 비교하면 ‘홀대’라고 할 만하다. 이 점은 탈원전을 내건 전 정부와 원자력 이용을 강조하는 현 정부가 다를 바 없다.

재생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원자력의 날’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11회 ‘원자력의 날’ 기념식에는 당시 산업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가 이날 원자력 분야 개인·기관 등에 수여한 장관 표창 이상 포상은 126개에 이른다. 포상 가운데는 대통령 표창은 물론 훈·포장도 있었다. 산업부와 과기부, 원안위 등은 합동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기념행사를 적극 홍보했다.

이런 차별 대우의 밑바탕은 원자력의 날이 재생에너지의 날과 달리 법정기념일이라는 데 있다.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한 해 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전 수출이 확정됐다고 발표한 12월27일을 원자력의 날로 지정하며 어린이날, 현충일, 국군의날, 식목일 등과 같은 법정기념일로 만들었다.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 법정기념일 기념행사는 규정에 따라 관련 정부 부처가 주관한다. 민간 차원에서 임의로 정한 기념일과는 ‘신분’이 다른 것이다. 재생에너지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날도 법정기념일이 되기를 희망하는 이유다.

정우식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의 날도 원자력의 날과 같이 정부가 주관하는 법정기념일이 된다면 재생에너지 연구·개발과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종사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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