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의 눈물·문소리 ‘이태원 참사’ 애도···청룡영화상 웃고 울린 네 장면

오경민 기자 2022. 11. 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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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KBS홀에서 개최된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이틀이 지난 27일에도 네 가지 장면이 회자되고 있다.

정훈희·라포엠 ‘안개’ 무대에 ‘송서래’ 탕웨이 눈물
지난 25일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축하무대에서 가수 정훈희와 그룹 라포엠이 ‘안개’를 불렀다. KBS 유튜브 갈무리.
지난 25일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탕웨이가 정훈희와 라포엠이 ‘안개’를 부르기 시작하자 눈물을 터뜨렸다. KBS 유튜브 갈무리.

가수 정훈희와 크로스오버 그룹 라 포엠이 이날 축하무대에 올라 정훈희의 ‘안개’를 함께 부르자 배우 탕웨이가 눈물을 터뜨려 화제가 됐다. 정훈희의 ‘안개’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된 곡이다.

탕웨이는 영화에서 주인공 송서래를 연기했다. 이날 탕웨이는 노래가 끝나갈 때까지 눈물을 훔쳤다. 사회를 맡은 배우 김혜수는 무대가 끝나자 “너무나 멋진 앙상블이었다. 미결로 남은 영화 속 해준(박해일)과 서래의 사랑이 청룡 무대에서 마침내 이뤄진 것 같다”며 “(탕웨이가) 음악이 흐르자 다시 서래가 됐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이날 시상식에서 외국인 배우로서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그는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한국말로 “이거 너무 좋아요. 청룡영화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어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생 하나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산다. 어떤 때는 몇 달, 몇 년, 심지어는 수십 년을 기다리기도 한다”며 “저는 송서래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소리 시상 전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애도···김혜수 화답
지난 25일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문소리가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올라 발언하고 있다. KBS 유튜브 갈무리.

배우 문소리의 발언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영화 <세 자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문소리는 이날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함께 시상자로 선 하정우에게 “미처 제가 작년에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며 “빼먹은 게 있어 하나 더 하고 싶은데 괜찮겠나”고 묻고 말을 꺼냈다.

그는 늘 무거운 옷 가방을 들고 다니며 같이 일한 동료의 이름을 부르며 “너무 고마워. 사랑해. 네가 얼마 전 10월29일 숨 못 쉬고 하늘나라로 간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며 “너를 위한 애도는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되고, 그 이후에 더욱 진짜 애도를 할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사망한 이들 중 배우와 함께 일한 스태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소리의 발언이 끝나자 박수가 이어졌다. 그가 “기쁜 날인데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하자, 사회자인 김혜수는 “기쁜 날이지만 의미를 나누는 날이기도 하다. 문소리씨, 괜찮다”고 답했다.

“차라리 군대 한 번 더 갔다 오겠다”···변요한 위트 있는 수상소감
지난 25일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변요한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KBS 유튜브 갈무리.

이날 영화 <한산: 용의 출현>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변요한은 위트있는 수상소감으로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진짜 받을 줄 알고 있었다”고 첫 마디를 꺼내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한산>은) 2년 전 부산, 강릉 등을 정말 많은 배우들과 오가며 전쟁같이 찍은 영화다.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찍지 않겠다. 차라리 군대를 한 번 더 다녀오겠다”며 “그 정도로 작품에 큰 애정이 있었고 또 많이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너무 재밌다. 너무 좋은 선배, 동료들 덕에 지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변요한이라는 사람이 인격체로만 좀더 다듬어지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하고 싶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 6관왕, <헌트> 3관왕···박찬욱 감독 대신 김신영 무대에 올라
지난 25일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김신영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대신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KBS 유튜브 갈무리.

이날 청룡영화상에서는 영화 <헤어질 결심>이 6관왕에 올랐다.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등 주요상을 휩쓸었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에 이어 세 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 대신 감독상을 수상하러 무대에 오른 김신영은 “솔직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같다. 살다보면 가장 어렵고 무서운 게 편견, 선입견과 싸우는 것 같다. 저도 스스로 ‘코미디언이 영화를 하면 다들 우습게 보겠지’ 하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며 “저 스스로보다 편견을 먼저 깨주시고, 사람들의 선입견에 방패처럼 박찬욱 감독님이 ‘소감을 꼭 신영씨가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해주셔서 ‘박찬욱 픽’으로 수상소감 대신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영은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의 파트너인 형사 여연수 역할을 맡았다.

김신영이 대독한 수상소감에서 박 감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간다. 원통하다. 오랜만에 김신영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헤어질 결심>에서도 좋은 배우와 스태프를 많이 만났다. 오래 만난 사람도, 새로 만난 사람도 있다. 그분들과 이 영광 함께 나누고 싶다. 오늘밤 여러분께 술 한 잔 사고 싶지만 그 기쁨은 미뤄둬야겠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라고 말했다.

<헌트>는 신인감독상, 편집상, 촬영조명상 등 3개 상을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장르만 로맨스>의 오나라에, 신인여우상은 <불도저에 탄 소녀>의 김혜윤, 신인남우상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김동휘에 돌아갔다.

이하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목록.

▲ 최우수작품상 = <헤어질 결심>

▲ 여우주연상 = 탕웨이(<헤어질 결심>)

▲ 남우주연상 = 박해일(<헤어질 결심>)

▲ 감독상 = 박찬욱(<헤어질 결심>)

▲ 여우조연상 = 오나라(<장르만 로맨스>)

▲ 남우조연상 = 변요한(<한산: 용의 출현>)

▲ 신인여우상 = 김혜윤(<불도저에 탄 소녀>)

▲ 신인남우상 = 김동휘(<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신인감독상 = 이정재(<헌트>)

▲ 음악상 = 조영욱(<헤어질 결심>)

▲ 미술상 = 한아름(<킹메이커>)

▲ 기술상 = 허명행·윤성민(<범죄도시 2>)

▲ 각본상 = 정서경·박찬욱(<헤어질 결심>)

▲ 청정원 인기스타상 = 고경표, 이지은, 임윤아, 다니엘 헤니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범죄도시 2>

▲ 편집상 = 김상범(<헌트>)

▲ 촬영조명상 = 이모개·이성환(<헌트>)

▲ 단편영화상 = 유종석(<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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