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조달난’ 언제까지… CP금리 45일 연속 연중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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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대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자금 확보가 급한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모여들고 있지만 신용 불안과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수요는 크게 줄어들면서 CP·전단채 상환액은 23개월 만에 처음 발행액을 앞지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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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만에 ‘상환>발행’되는 ‘순상환’ 기록
“이미 확산된 신용위험, 단기간 내 해결 어려워”
기업들의 대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p) 오른 연 5.50%를 기록하며 45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CP 금리는 9월 22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매일 상승하면서 이 기간 연 3.15%에서 5.50%로 올랐다. 연 5.50% 수준의 CP 금리는 지난 2009년 1월 12일(연 5.66%) 이후 약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금 확보가 급한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모여들고 있지만 신용 불안과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수요는 크게 줄어들면서 CP·전단채 상환액은 23개월 만에 처음 발행액을 앞지르기까지 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이달의 CP와 전단채 발행액(ABCP 제외)은 67조1460억원으로 상환액(71조 19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적어지는 ‘순상환’은 지난 2020일 12월(8100억원 순상환)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하는 등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단기자금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가 올라 자금 조달 비용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발행을 추진한다고 해도 매입 주체가 없어 조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조달난이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시장 안정 대책 이후 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면서도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쏠림현상은 아직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실시하고, 지난 24일부터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게다가 증권사들까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CP를 사겠다는 투자자가 있어도 팔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통상 증권사는 CP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맡아 먼저 CP 물량을 대납한 뒤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는 방식”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 대납할 자금이 없어 CP 투자자가 있어도 중개를 못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심리가 안정되고 자금 경색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치솟는 CP금리와 수요 정체, 또 연말 북클로징(book closing·회계 연도 장부 결산)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미 확산된 신용위험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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