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베네수엘라 ‘원유 제재’ 일부 완화…셰브론에 채굴 허가

이본영 2022. 11. 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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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석유 채굴을 허가했다.

2020년부터 석유 금수 대상이 된 베네수엘라에서 정부와 야권이 협상에 나선 데 따른 조처라지만,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을 늘려 미국 등 서구에 대한 공급 재개를 준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행정부는 채굴 허가에는 합작기업이 생산한 석유 수익금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가 셰브런에 진 빚 수억달러를 갚는 데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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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석유 채굴을 허가했다. 2020년부터 석유 금수 대상이 된 베네수엘라에서 정부와 야권이 협상에 나선 데 따른 조처라지만,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을 늘려 미국 등 서구에 대한 공급 재개를 준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26일 셰브런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와의 합작기업을 통해 석유를 채굴할 수 있도록 6개월짜리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인 2020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야권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자국 석유업체들의 철수와 베네수엘라산 석유 금수 조처를 단행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셰브런에 허가를 내준 것은 유가 안정 노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처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협상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취하는 정권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노르웨이 정부의 중재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유엔이 관리하는 구호 펀드 조성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치 불안과 미국의 제재 등으로 극심한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인구의 약 4분의 1인 700만명이 외국으로 떠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채굴 허가에는 합작기업이 생산한 석유 수익금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업체가 셰브런에 진 빚 수억달러를 갚는 데만 쓸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고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 정부가 야권과의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언제든 채굴 허가가 취소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는 주요 산유국으로 하루 300만배럴씩 원유를 생산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석유 금수와 채굴 장비 공급 불허 등 제재, 생산시설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지금은 산유량이 하루 70만배럴까지 떨어졌다. 최대 시장이던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힌 베네수엘라 석유는 중국 등지로 헐값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서 상당한 양의 석유 증산이 가능할지, 대미 수출이 재개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합작회사가 생산한 원유의 수익금이 베네수엘라 쪽으로 가는 것을 막는다면 베네수엘라 정부로서는 적극적인 증산 동기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셰브런에 대한 채굴 허가는 다른 업체들의 채굴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치솟자 그동안 적대시하던 베네수엘라에 고위급 대표를 보내는 등 전보다 유화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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