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결국 베네수엘라 '원유 제재' 풀었다…유가 내릴 수 있을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 제재 목적으로 금지했던 미 정유업체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를 제한적으로 허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은 에너지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풀이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생산 환경 등으로 공급난 해소 효과는 일단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천연자원 채굴 사업 재개를 허가하는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
셰브론은 재무부의 이번 조치로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베네수엘라 프로젝트에서 원유 및 석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6개월짜리 일반 면허를 받아, 베네수엘라에 있는 유전을 수리하고 유지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단 베네수엘라 국영정유사는 셰브론의 원유 판매에 따른 수익을 받을 수 없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야권 간의 협상 재개를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내세웠다. 마두로 정권과 야권 협상팀은 26일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인도주의 지원안에 합의하고 2024년 대선과 관련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베네수엘라는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가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19년 1월 임시 대통령 취임을 선언하는 등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가 4년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2020년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자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제재를 시행했다. 이에 셰브론과 베네수엘라 국영정유사 간 합작투자 사업도 중단됐다.
미국의 공식 발표에도 외신과 전문가들은 제재 완화의 목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유가를 낮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미국 내 에너지 물가 안정화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 재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위축된 시장 공급 상황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업계 및 시장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산업 환경 등을 이유로 생산 재개에 따른 공급 확대 효과는 단기적으로 제한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1990년대 하루평균 산유량이 320만 배럴 이상에 달하는 주요 산유국이었다. 하지만 장기간의 투자 부족과 부실 경영 및 부패 등으로 에너지 산업이 크게 흔들렸다. 또 2020년 미국의 제재 이후 서방기업의 이탈도 이어져 원유 생산 여건이 상당히 열악해졌다. 올해 하루 평균 산유량은 67만9000배럴로 10년 전 290만 배럴보다 크게 줄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베네수엘라 현장과 장비를 보수하고 유지하는 등 투자 환경을 변경하는 데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셰브론은 제재 직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평균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었다.
텍사스주 휴스턴 베이커연구소의 베네수엘라 에너지정책 전문가인 프란치스코 모날디는 "베네수엘라에 있는 셰브론 합작사의 현재 산유량은 하루 5만 배럴 수준이다. 이번 제재 완화로 몇 달 내 산유량은 8만~10만 배럴로 늘어날 수 있다. 다만 12만 배럴을 추가로 생산하기까지는 약 2년이라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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