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리설주 스타일로···또 등장한 김정은 둘째 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기념촬영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ICBM 발사장에서 처음 공개했던 둘째 딸과 팔짱을 끼고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관련 공개 행사에 또 둘째 딸과 동행했다.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딸과 함께 등장했던 김 위원장은 화성-17형 발사 성공 기념행사에 다시 딸을 데리고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였다”면서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첫 공개 때와 마찬가지로 둘째 딸의 손을 잡은 채 나타났다. 통신은 이날 행사 날짜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북한 매체의 보도 관행상 전날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2009년 결혼해 2010년생 큰 아들과 2013년생 둘째 딸, 그리고 성별을 알 수 없는 2017년생 셋째 등 3자녀를 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행사에 동행시킨 딸은 둘째인 김주애로 판단하고 있다.

‘화성-17형’ 발사 참여 공로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핵사에 동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이 군복을 입은 군 지휘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딸은 첫 등장 때 흰색 패딩에 앞머리를 내린 초등학생다운 복장이었으나, 이날은 모피를 덧댄 검은 코트를 입고 머리도 가지런히 갈라 빗은 모습이어서 리설주 여사와 흡사한 성인 스타일로 꾸몄다. 검정 가죽 롱코트를 입은 김 위원장은 딸과 다정하게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으며 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 딸이 군복을 입은 지휘관과 악수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지휘관은 상체를 약간 숙이며 공손히 손을 내밀었으나 김 위원장 딸은 꼿꼿한 자세로 두 손으로 악수를 받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둘째딸과 팔짱을 낀채 ‘화성-17형’ 발사 성공 공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핵무기와 관련된 군의 행사에 초등생 자녀와 동행하는 기이한 모습을 연출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핵무기로 미래 세대들이 위협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안보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제재와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인민들에게 내세울 만한 것이 ‘핵무력 증강 성공’밖에 없다는 것이 북한의 고민”이라며 “ICBM과 같은 무기개발에 매달리는 것이 결국 민생과 미래세대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