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아파트에서 시위 벌어지자 봉쇄 풀려…中 상황 어떻길래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 11. 27. 13: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막무가내 봉쇄에 주민 집단 시위 확산…중앙정부 "봉쇄 권한 남발 말라" 이례적 대응
중국 베이징의 한 배달기사가 25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봉쇄된 일부 지역의 주민들에게 배달될 식료품을 내려다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섰다. 방역 완화 방침을 무색하게 하는 집단 봉쇄가 재연되자 베이징에서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는 봉쇄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정리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2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4307명(무증상자 3560명)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그보다 하루 전에는 2595명(무증상자 2009명)이었다.

이번 확산의 중심이 베이징 최대 행정구인 차오양구에서 둥청구로 옮겨가고 있다. 전날 차오양구에서 신규 감염자 945명이 발생할 때 둥청구는 664명으로 집계됐다. 둥청구는 이틀 사이 무증상자가 43명에서 516명으로 급증했다.

광저우, 정저우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위가 베이징에서도 발생했다. 차오양구 내 식당을 일괄적으로 영업 중단하고 각급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데 이어 다수 주거 단지를 대거 봉쇄하자 주민 인내심이 폭발한 것이다.

한국인이 주로 거주하는 왕징에서 봉쇄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대거 집 밖으로 나와 당국에 항의했다. 해당 아파트는 주민위원회(社區)가 전날 새벽 기습적으로 3일간 단지를 봉쇄하겠다고 발표하자 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주민들은 단지 출입문을 밀고 걷어차면서 당장 문을 열라고 항의했다.

주민들은 주민위원회가 무슨 권리로 단지를 봉쇄하냐고 따지자 현장에 출동한 공안은 주민위원회가 봉쇄를 결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유권해석 내리면서 한 시간 만에 봉쇄가 해제됐다.

봉쇄 지역 주민들이 경찰에 봉쇄의 법적 근거를 대라며 항의하는 모습/사진= 위챗

이 사례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타고 급격히 확산하면서 '정당한 권리 찾기' 운동으로 커지는 양상이다.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열악하기로 악명 높은 시설 격리가 아닌 자택 격리를 허용해달라는 집단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베이징 최대 번화가로서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싼리툰의 경우 한 주거 단지 주민들은 인근에 격리시설로 의심되는 간이 건물이 들어설 조짐을 보이자 주민위원회와 차오양구에 집단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봉쇄 단지 주민들이 밤중에 거리로 나와 아파트를 포위한 공안들에 봉쇄를 결정한 관청이 어디인지, 권리는 있는지, 공안이 왜 봉쇄에 동원됐는지 조목조목 따지기도 했다.

위챗 방들에서는 사안별로 항의할 수 있는 관청들과 전화번호를 적은 안내장이 퍼지고 있다. 지난 1주일간 강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 데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반발하며 학교와 관청에 집단 민원을 넣기도 했다.

주베이징 총영사관은 산발적 시위와 관련해 "불필요한 상황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메시지를 교민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집단행동이 들불처럼 번지자 중국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관영 인민일보를 통해 봉쇄 결정권자를 명확히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인민일보는 전날 밤 공개한 질의응답 형식의 문서에서 "'감염병 예방 및 통제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현급 이상 지방 인민정부가 의사결정권이 있다"고 밝혔다. 긴급 조치가 필요할 때 상급 인민정부에 보고해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고위험지역 봉쇄 단위와 관련해서는 "건물 단위가 돼야 하며 임의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중국 정부가 지역 방역 활동에 대해 세세히 간섭하고 나선 건 이례적이다. 게다가 봉쇄 정당성을 홍보하며 시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위주에서 시민 편을 들며 지방 정부들에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건 전례가 없다.

수도 베이징에서 동시다발적 저항 운동이 자칫 전국적인 체제 저항 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민들의 인내심은 바닥을 향해가고 있다. '사람 잡는 방역'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막무가내 봉쇄로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들이 다수 발생한 데다 최근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도 우루무치에서는 봉쇄 지역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 10여명이 사망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방역 당국은 26일 중국에서 3만9791명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4일 연속으로 역대 최다 감염 수치를 썼다.

[관련기사]☞ '장윤정♥' 도경완, 악플 고충 토로 "집에서 하는 게 뭐냐더라"'37조 자산가' 만수르도 매일 먹는다는…카타르 국민 간식은회사가 이승기에 '47억' 빌린 동안…대표는 고가 아파트 구매?이승기, '정산 0원' 갈등 속 삭발 감행…♥이다인과 돌잔치 참석배윤정 "11살 연하 남편과 재혼…시댁 반대 있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