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자꾸 다리에 쥐가 나요”…그 원인과 대처법은?
우리는 가끔씩 근육에 ‘쥐’가 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의학적 용어로 ‘국소성 근육경련’이라 부르는 이 증상은 급격하게 근육이 오그라들어 뒤틀리는 아픔을 느끼는 것이다. 몇 초에서 몇 분간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간혹 다음날까지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남아있을 수 있다.
‘쥐’가 잘 나는 이유
1.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 부족 및 수분 부족
영양소 불균형은 국소성 근육경련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 각각의 전해질은 혈액과 근육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데, 이러한 성분이 부족하면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근육경련을 일으킨다. 우리 몸에는 근육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완하거나 수축하는 것을 막는 기능이 있는데, 이러한 기능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 이로 인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어 쥐가 난다.
미네랄 불균형은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야기되기도 한다.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땀을 과도하게 흘리면 수분과 함께 미네랄이 몸밖으로 배출되어 신경 전달을 방해하는 것이다. 다만 체내 수분 부족은 운동뿐만 아니라 극단적 다이어트, 설사나 과민성 방광, 카페인 과다 섭취 등의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근육경련 발생을 막으려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등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또 부족한 영양 보충을 위해 우유, 멸치, 브로콜리, 시금치 등의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거나 골고루 먹을 수 없다면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2. 원활하지 않은 혈액 순환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근 섬유에도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쥐가 날 수 있다. 특히 너무 꽉 조이는 바지, 레깅스, 압박 스타킹, 양말 등이 혈관을 압박하고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방해하는 경우, 날씨가 춥거나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혈관이 수축하는 경우, 격렬한 운동으로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한 경우, 하지정맥류와 같은 다리 혈관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혈액 순환이 안 돼 다리에 쥐가 나기 쉽다.
잘 때 ‘쥐’가 잘 나는 이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수면 상태이지만, 발이나 다리에 쥐가 나 종종 잠에서 깰 때가 있다. 야간 국소성 근육경련은 50대 이상의 장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며, 2012년 ‘미국가정의학(AAFP)’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 중 60% 정도가 이를 경험한다.
밤에 쥐가 잘 나는 이유는 근육이 더 짧아질 수 없을 때 근육경련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누워서 잘 때는 발이 발바닥 방향으로 굴곡되고, 종아리 근육이 짧아진 상태가 된다. 근육에는 근방추세포가 존재하여, 근육의 길이를 모니터링해 뇌에 전달한다. 하지만 수면 상태에서는 이 세포가 뇌에 신호를 전달하더라도, 뇌가 근육을 제 때 이완시키지 못해 근육경련이 더욱 잘 생기게 된다.
자다가 ‘쥐’ 났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다리에 쥐가 난 것에 당황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증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이때는 쥐가 난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스트레칭하거나 마사지를 해 근육 통증을 완화해야 한다. 함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곧게 펴고, 다른 사람이 쥐가 난 발을 몸 쪽으로 놓고 눌러주면 도움이 된다. 뭉친 근육의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눌러 주는 것이다.
혼자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만약 발바닥에 쥐가 났다면 발등 쪽으로 발을 당겨주는 것과 같이 경직된 근육의 반대 방향으로 쥐를 풀어준다. 다리에 쥐가 났다면 무릎을 펴고 발끝을 천천히 얼굴 쪽으로 구부려 종아리 근육을 쭉 늘려주는 것이 좋다. 가까이에 벽이 있다면, 발바닥으로 벽을 강하게 눌러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또, 낮에 근육 사용량이 많았다면 자기 전에 근육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 양말을 벗고 다리를 편안하게 뻗은 상태에서 다리 근육을 풀어주거나, 마사지를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잠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시키면 수면 중 발생하는 근육경련을 예방할 수 있어, 잘 때 다리 밑에 베개를 받치고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수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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