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인데 왜 가격 그대로?”…‘급속냉동육’ 지적에 교촌 진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2. 11. 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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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교촌에프엔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이 가맹점에 급속냉동육을 일부 공급한 것과 관련, 치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촌치킨은 제품의 맛과 품질이 신선육과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경쟁사들은 차이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 2020년 AI 발발에 IQF 도입…주로 부분육

식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최근 들어 개별급속냉동(IQF) 방식으로 제조한 육계 날개와 북채(다리) 부위를 가맹점에 소량 공급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급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브랜드 관계자는 “신선육의 비중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IQF는 영하 29~38도 사이 저온에서 식품을 개별 급속 냉동하는 방식이다. 육가공업체는 물론, 해산물이나 과일 등을 가공하는 기업에서도 활용하는 공법이다. 한 번에 대량의 식자재를 천천히 얼리는 일반 냉동식품과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국내에 IQF가 도입된 건 고병원성 AI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께다.

당시 정부는 전방위적인 AI 확산을 막고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장에서 3km 내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육계 수급이 어려워진 육가공업체는 이때부터 일부 물량을 IQF 방식으로 비축하기 시작했다.

교촌에프앤비 로고. [사진 제공 = 교촌에프앤비]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업계 불황이 장기화했을 때도 교촌치킨은 한시적으로 IQF 제품을 공급했다. 닭가슴살 등 부분육 소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번 IQF 공급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1마리를 통으로 판매하는 경우 수급 불안정이 잘 생기지 않지만, 날개나 북채처럼 수요가 많은 부위는 재고 부족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불량냉동육을) 섞는 게 아니다. 홈페이지에서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IQF 제품을 사용하는 게 신선육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물량이 부족할 때 필연적으로 활용하긴 하나, 급속 냉동이어서 일반 냉동육과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 BBQ·bhc는 ‘선 긋기’…“소비자가 인지해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나, 급속 냉동도 엄연한 냉동이기에 분명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뽑은 가장 큰 차이는 ‘육즙’이었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 관계자는 “생삼겹살은 씹을 때 고기의 육즙이 풍부해 맛을 더하는가 하면 냉동삼겹살은 고기를 얇게 썰어 육즙이 거의 없다. 다만 바삭한 맛으로 먹는다”며 “이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세 브랜드들이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경우 (IQF 제품을) 사용한다”며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IQF가) 일반 냉동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크고, 많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치킨업계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가 신선육과 IQF를 구분하려면 뼈 색깔을 보면 된다. 부러지거나 잘린 뼈의 단면이 검게 변색해 있으면 IQF 또는 냉동육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신선육도 뼈가 대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검게 변하는 경우가 일부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교촌치킨이 IQF 제품을 공급 중임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한 관계자는 “IQF임을 명시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면 기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며 “신선육이 아닌데 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느냐는 비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교촌치킨의 경쟁사인 제너시스BBQ와 bhc치킨은 모두 “100% 신선육”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IQF가 육가공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공법이라고는 하나, 자사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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