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투자 메시지···리빌딩과 윈나우 사이 ‘그 어디쯤’

안승호 기자 2022. 11. 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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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으로 돌아완 양의지(오른쪽)와 전풍 대표이사. 두산 베어스 제공



계약 규모와 파급력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할 때 양의지의 두산 복귀는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가장 큰 뉴스로 꼽힐 만하다.

두산은 NC와의 마지막 줄다리기 끝에 총액 기준 역대 FA 최고액인 152억원(4+2년)에 ‘공수겸장’ 포수 양의지를 다시 불러오는 데 성공했다. 1987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36세가 되는 양의지에게 두산이 총력 투자를 한 데는 우선은 신임 이승엽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뜻으로 보인다.

사실, 두산이 전임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이승엽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할 때만 하더라도 구단의 내년 시즌 목표점은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앞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9위까지 떨어진 팀이었다. 보는 사람의 입장과 관점에 따라 내년 시즌 기대값에도 편차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양의지 영입으로 팀 안팎에서 바라보는 내년 시즌에 대한 그림은 어느 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단 두산 내부에서는 섣불리 ‘윈나우’라는 말을 꺼내지는 않고 있다. 구단의 한 핵심관계자는 “프런트에서는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리빌딩 측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지 영입 이후 구단 관계자들의 움직임에선 혹여라도 현장에 부담만 안겨 역효과가 나는 것을 방지하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30대 중반을 지나는 양의지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보기만은 어렵다. 그런데도 두산은 양의지를 앞세워 현재와 미래 가치를 동시에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내년 시즌 성적에 대한 눈높이를 끌어올리면서 그라운드의 롤모델을 확보해 젊은 선수 육성에도 속도를 내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양의지가 체력 안배를 위해 포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서야 하는 상황을, 구단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또 한명의 주전급 포수를 키우는 길을 열어놓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힘겨운 한 시즌을 보냈지만, 계산 밖의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던 것이 이제는 반대로 기대 요소가 되고도 있다. 외국인투수 자리 하나를 사실상 허공에 날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치명적 부상과 FA 계약 기간을 보내고 있는 김재환과 정수빈 등의 부진 등으로 발생한 생채기를 내년에는 치유하고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이 따르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전처럼 투타 모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1군 가용 뎁스도 상대적으로 엷어져있다. 다만 내년 시즌 전력을 부문별·포지션별로 보자면, 육성과 도약이 필요한 키스톤 콤비를 제외하고는 확연히 떨어지는 곳 또한 없다.

예컨대 투수진을 보자면, 곽빈과 최원준이 버티는 국내 선발진이 경쟁력이 있고, 올해 신인왕 정철원과 김강률, 홍건희에 박치국 등의 가세가 기대되는 불펜진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이영하와 최승용 기용법이 변수로 업그레이드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양의지의 가세로 약세였던 중심타선의 무게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굳이 보자면 윈나우와 리빌딩 사이 어디쯤에서 시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우선 노리되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그런 기대감의 시즌이 되지 아닐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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