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씨 때문에 왜 내가 부끄러울까[노원명 에세이]
하필 김씨는 기자 출신이다. 나는 김씨가 ‘팩트’에 해당하는 문제를 들고나올때 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그는 남의 말을 천연덕스럽게(전혀 교묘하지는 않다) 짜집기해서 날조하고(주한 EU대사 발언왜곡) 상식적으로 있을법하지 않은 일(현직 대통령이 청담동에서 변호사 30명과 술을 마셨는데도 몇 달 동안 소문이 나지 않는 일)을 아무 확인도 없이 발표하는 사람이다. 김씨는 이런 버릇을 어디서 들인 것일까. 그가 20년 넘게 일한 신문사는 작은 신문사가 아니다. 기자 김의겸이 어떻게 훈련받고 그가 쓴 기사가 어떤 데스킹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을지 궁금하다. 세상은 기자들에게 물을 것이다. ‘기업은 1류, 정부는 3류라고? 그러는 너희들은 몇류?’ 김의겸이 한국 기자 평균치를 대표한다면 몇류라고 따질 것이 없다. 그냥 ‘옐로우’다.
김의겸씨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김씨가 벼르고 별러 제기한 모든 문제 제기는 한 장관에 의해 즉시, 사후적으로 반박되고 있다. 너무 일방적이어서 희극적인 요소마저 있다. ‘톰과 제리’에서 번번이 제리에게 당하는 톰을 보는 것 같다. 이것이 검사와 기자의 수준 차이로 비치는 듯하여 기자들의 직업적 자존심이 상처받고 있다. 나는 이렇게 자신을 위로한다. 한 장관은 검사 출신 중에서도 지적 능력으로 상위 10%에는 들 것이다. 김의겸씨는 ‘옐로우’일 뿐이고.
김의겸씨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으로 감옥에 갈 가능성이 있다. 그 면책특권은 제헌헌법이래 누락된 적이 없다. 엄혹했던 시대 야당의 발언권은 이 면책특권에 기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민주주의. 그것이 건국자들이 뜻한 바이다. 남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말할 자유를 위해 그 조항을 넣은 게 아니다. 김씨의 칠칠치 못함은 건국자들의 뜻과 그 뜻에 부응해 투쟁했던 선배들을 욕보이고 있다. 김씨 같은 사람이 10명만 있어도 민주주의는 농담이 된다.
김씨는 ‘남자의 미학’도 모른다. 그 엄청난 대국민 ‘뻥’을 쳐 놓고도 ‘(사실이 아니라면) 유감’ 운운하고 있다. 남자가 제일 한심해 보일 때가 언제인 줄 아는가. 기세 좋게 나가다 귀싸대기 한 대 맞고 입 꾹 닫은 남자가 제일 꼴불견이다. 한동훈 장관은 요전 날 ‘사과할 필요 없다’며 김씨를 사실상 인격적으로 ‘묻어버렸다’. 김씨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이럴 땐 ‘내가 졌다. 까불어서 죄송하다’고 수건 던지 는 편이 차라리 깨끗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용기가 있어야 한다. 김씨에게는 그 정도의 남자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을 함부로 다루고, 거짓말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은 정직의 가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사회의 특징이다. 패배를 인정할 줄도, 제대로 사과할 줄도 모르는 것은 그 사회에 스포츠맨십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서구 기독교 사회에는 있고 우리 사회에는 없는 것들이다. 김의겸씨같은 사람은 정직의 가치와 상무 정신이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출세하기 어려운 인간형이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대변자로 활동한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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