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진국] ‘로큰롤 황제’도 피하지 못한 악덕 매니저…영화 ‘엘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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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그 주의 시사 이슈와 관련된 영화를 소개합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다룬 전기 영화 '엘비스'다.
전설적인 로큰롤 황제의 삶을 다뤘지만, 영화는 엘비스가 아니라 그의 매니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열고 맺는다.
미국 본토보다 한국에선 인기가 덜하다 보니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록스타 엘비스 뒤에는 평생 그를 쥐고 흔든 매니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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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그 주의 시사 이슈와 관련된 영화를 소개합니다. 영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저 고등학생 때 데뷔해 죽 스타의 길을 걸어온 '바른 생활 청년'인 줄로만 알았다. 배우이자 가수 이승기 씨 이야기다. 그런 그가 18년간 음원 수익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대응에 나섰다. 나처럼 생각한 사람이 많았던지, '무(無) 정산'은 사실이 아니라는 소속사 측 반박이 나온 뒤에도 파문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승기처럼 무명이 아닌 인기 스타도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며 떠오른 영화가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다룬 전기 영화 '엘비스'다. 전설적인 로큰롤 황제의 삶을 다뤘지만, 영화는 엘비스가 아니라 그의 매니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열고 맺는다. 미국 본토보다 한국에선 인기가 덜하다 보니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록스타 엘비스 뒤에는 평생 그를 쥐고 흔든 매니저가 있었다. 무명이던 엘비스를 발굴해 "세상에 안겨준" 사람이자, 22년 뒤 심장마비로 숨질 때까지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톰 파커 대령'이다.
이름 앞뒤로 작은따옴표를 친 이유가 있다. 진짜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도 아니었을뿐더러, 진짜 대령으로 군 복무를 한 적도 없다. 오랫동안 출생지와 본명이 비밀에 싸여 있던 이 '가짜 대령'은 미국으로 불법 이민을 온 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55년 엘비스를 만난다. 돈 냄새를 맡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그는 엘비스의 능력을 알아보고, 최고로 만들어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을 속삭인다. "날아오를 준비가 됐나?" 갓 스물을 넘긴 촌뜨기 청년 엘비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화려한 비상 뒤엔 무서운 추락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모른 채.
늘 사람 좋은 역할만 맡아오던 배우 톰 행크스가 연기 변신을 시도한 영화 속 파커 대령은 피도 눈물도 없는 타고난 사업가다. '아이 러브 엘비스(나는 엘비스를 사랑해요)' 뱃지뿐 아니라, '엘비스가 싫어요'라고 쓰인 배지까지 만들어 판다. 우릴 싫어하는 사람으로부터까지 돈을 벌 수 있는 데 뭣 하러 망설이느냐고 뻔뻔하게 설득한다. 당연히 엘비스의 안위보다 수익 걱정이 먼저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엘비스를 약물로 간신히 일으켜 무대에 세우고, 해외 공연을 떠나 전 세계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꿈은 온갖 핑계를 대며 좌절시킨다. 영화 후반 엘비스는 자신이 우리에 갇힌 신세나 다름없다는 걸 깨닫고 파커를 해고하려 하지만, 이미 수많은 계약이 촘촘히 발목을 죈 뒤다.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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