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약한영웅' 최현욱 "여성팬 의식하며 연기하진 않았죠"

최지윤 기자 입력 2022. 11. 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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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에서 '안수호'(최현욱)는 가장 만화적인 캐릭터다. 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싸움도 잘하고 의리도 있다. 매일 아르바이트 해 학교에선 잠만 자기 일쑤지만, '연시은'(박지훈)이 괴롭힘을 당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줬다. 학원물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히어로 캐릭터지만, 최현욱은 뻔하지 않게 소화했다. "남자가 봐도 멋있다"며 "실제 성격을 녹인 부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특히 박지훈(23)은 "최현욱은 극본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대사 하나로 많은 걸 표현한다. 배운 점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극본대로 하기 보다,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연기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왔다. 극본을 봤을 때 수호 캐릭터의 매력적인 부분을 좀 더 살릴 필요가 있었다. 나름 준비를 많이 했고, 현장에서 합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사도 있었다. 수호를 연기하면서 한층 성숙해진 것 같고 배운 부분이 많다. 유쾌하고 활발한 성격, 친구를 대할 때 '으쌰으쌰'하는 부분 등이 닮아서 잘 녹아 든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상위 1% 모범생 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오범석'(홍경)과 함께 폭력에 맞서는 이야기다. '4만번의 구타'(2017)로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유수민 감독이 극본·연출을 맡았으며, 넷플릭스 드라마 'D.P'(2021)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18일 총 8회를 공개했으며, 올해 웨이브 유로가입자수 1위를 차지했다. 한 감독은 세 배우 조화가 뛰어났다고 평했는데,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았을까. "형들을 정말 좋아한다. 기싸움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고, 작품이 잘 나오길 바랐다"고 귀띔했다.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도 마음이 아파서 다시 돌려봤다. 촬영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지만, 8부작 공개하고 모니터로 보면서 배운 점도 많았다"며 "단순히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자신과 친구를 지키고 싶어서 나오는 마음이 처절하지 않았느냐. 현실적인 상황이 더해진 액션을 보고 '다들 진짜 고생했구나' 싶었다. 서로 '정말 최고'라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현욱은 이 작품을 통해 가장 많은 팬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수호는 여성들이 반할만한 요소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여성 팬들의 마음을 녹여 버릴거야'라고 염두에 두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 캐릭터에 충실했다"고 돌아봤다. "감독님이 '습득력이 좋고 행간을 잘 읽는다'고 했다"면서 "극본에 나와 있지 않은 사이사이를 어떻게 메울지 고민해서 연기해 칭찬을 받곤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해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고 했다. 촬영 전 격투기 출신 선수와 스파링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체력 소모가 많았지만 계속 배우고 싶더라. 경험을 쌓고 싶어서 스파링을 했는데, 덕분에 감정을 알게 됐고 눈빛도 달라졌다"고 짚었다. "액션스쿨에서 '액션은 서로 호흡이 중요한 춤과 같다'고 배웠다"며 "막연히 액션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고 했다.

"약한영웅은 끝까지 보면 두 세 번은 보게 될 거다. 나도 그랬다. 좋아하는 장면이 많은데, 수호가 첫 등장하는 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 수호와 시은이 교차 편집 돼 각자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의 분위기와 음악 등도 좋았다. 시은은 공부를, 수호는 알바를 열심히 하고 학교에 와 아침 일찍 만나지 않느냐. 수호에게 시은은 소중하고 한없이 약해지는 존재 같다. 그래서 제목도 약한영웅 아니냐. 수호에게 범석은 애증 관계로 아픈 손가락이다."


최현욱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야구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뒀다. 고2 때 한림연예고에 편입했고, 2019년 웹드라마 '리얼: 타임: 러브'로 데뷔했다. 드라마 '라켓소년단'(2021)과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 주연으로 연이어 발탁 돼 주목 받았다. "야구를 그만두고 영화를 많이 봤다. 감수성이 풍부해 눈물을 많이 흘렸다. 잠깐의 호기심을 가졌는데, 연기학원에서 배우다 보니 재미있었다"며 "(오디션에 가면) 종종 '능글능글하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 나도 떨리고 부족한 게 많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데뷔 후 3년 여 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해 부담감도 클 터다. "빠른 시간 안에 올라온 만큼,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했다"며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내년엔 더 열심히 하고 잘 해내보겠다"고 각오했다. 롤모델로 소속사 선배 김수현(34)을 꼽을 줄 알았지만,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선배가 칭찬하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며 "커피차도 보내줘서 '잘 먹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못해본 역이 많은데, 매번 달라 보이고 싶다. 한 번도 내가 연기를 잘 한다거나 타고났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항상 부족해 나를 의심하고, '매 순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작보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수호에게 애착이 많이 갔다. 올해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찍고 약한영웅 공개하고, 정신없이 살았다. 100점 만점에 몇 점 주고 싶냐고? 나 자신한테 150점을 주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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