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더 주겠다" 국회 제안 거절한 여가부…무슨 사연?

김남희 기자 입력 2022. 11.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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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지원센터)를 추가 설립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하려 했으나 여성가족부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가부는 '원안 유지' 이유에 대해 "자체적으로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지자체가 있는 상황에서 어디는 국비를 지원해주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며 "지역특화상담소당 인력 1명씩 충원하는 예산(2억1200만원)은 수용했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는 지자체가 자체 설치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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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尹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전국 설치 공약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경기·인천·부산 4곳만 운영
내년 여가부 예산안에 지원센터 추가설립 비용 없어
야당 '설립 예산 증액' 제안…여가부 '원안 유지 희망'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국회에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지원센터)를 추가 설립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하려 했으나 여성가족부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지자체에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다.

27일 뉴시스가 입수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지난 16일 국회의 증액 제안에 "별도의 예산을 증액하는 것보다는 원안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는 불법촬영물 및 성착취물 삭제 지원을 전담하는 국가기관이다. 디지털성범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삭제요청이 약 19만건에 달했지만 인력은 39명에 불과해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전국 지자체 산하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마련'을 약속했다. 현재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지원센터 1곳 외에 17개 시·도 중 지원센터를 갖춘 곳은 서울·경기·인천·부산 4곳이다. 공약대로라면 나머지 지자체에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

그러나 여가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지원센터 확충 예산이 담기지 않아 '공약 후퇴' 논란이 일었다. 여가부는 9월 예산안 확정 당시 "이미 지자체들이 자체 사업으로 하고 있다 보니 여가부 예산에 들어오지는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23년도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2.11.15 amin2@newsis.com

국회에선 예산 심사과정에서 지원센터 추가 설립 예산을 증액해주겠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15일 여가위 회의록에 따르면 야당 간사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원센터의 전국적 확대를 위한 예산을 증액한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냐"고 묻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있고, 필요하다면 지자체가 (운영하기) 어려운 곳은 중앙정부가 같이 협력해서 센터를 더 확장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한다.

여가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자료를 보면 유 의원 외에도 양이원영, 유정주, 이소영, 홍정민, 위성곤 의원 등이 지원센터 설립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장관 답변 다음날인 16일 여가위 예산소위에 출석한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광역별 지원센터 설치·운영 예산 15억원 증액'에 대해 '원안 유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차관은 "지금 경기·인천·서울·부산 4곳에서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편성한 예산이고 실제 운영도 아직 1년이 채 안 됐다"며 "(대신) 정부안에는 디지털성범죄 지역 특화상담소를 올해 14개로 확대하는 예산을 담고 있다. 그래서 광역에서 자체적으로 편성한 예산에서 별도의 예산을 증액하는 것보다는 원안 유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지역특화상담소(10개소)는 상담소별로 기간제 인력 2명만 근무하는 영세한 규모로 실질적 삭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여가부가 광역 지원센터 추가 설립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국회 여가위 소속 보좌진은 "보통 정부가 예산 증액을 요구하면 야당은 삭감하는데, 여가부는 국회가 예산을 늘려준다는데도 오히려 안 받겠다고 해 이례적"이라며 "소극적 태도로 증액을 거절하는 모습이 의지가 없는 것 같아 보였다"고 전했다.

여가부는 '원안 유지' 이유에 대해 "자체적으로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지자체가 있는 상황에서 어디는 국비를 지원해주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며 "지역특화상담소당 인력 1명씩 충원하는 예산(2억1200만원)은 수용했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는 지자체가 자체 설치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란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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