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해결사보다 미래산업 조성'…산은, 자산 매각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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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23년 만에 추진한 데 이어 HMM, 한국GM, KDB생명, 케이조선 등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구나 산은은 최근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산금채 등 채권 발행에는 제한이 있어 보유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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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매각' 구조조정 전략 틀고 반도체 등 유망신사업 투자 확대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23년 만에 추진한 데 이어 HMM, 한국GM, KDB생명, 케이조선 등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석훈 회장 체제에서는 부실기업을 장기간 보유해 정상화, 매각으로 이어지는 방식 대신 시장 원리에 따른 '신속 매각'으로 기업 구조조정 방식을 선회한 것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는 동시에 반도체, 2차 전지 등 유망 신산업에 대한 지원과 시장 안정판 역할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 출자회사 정리 등 자산효율화 계획을 담은 공공기관 혁신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출자회사 정리에는 올해 상반기 마무리된 대우건설 지분 51.3% 매각을 포함해 오는 2027년까지 대우조선해양, 한국GM, KDB생명, 환영철강공업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우조선(지분 55.7%)은 지난 9월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HMM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HMM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산은은 케이조선(舊 STX조선해양)과 KG스틸(舊 동부제철) 잔여 지분의 매각을 연내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케이조선의 경우 잔여지분(2.47%) 매각 공고를 냈다.
산은이 보유 중인 출자회사 정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에 맞닿아있다.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자산 매각과 민간과의 중복 기능 최소화를 목표로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해 왔다.
강 회장도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당사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라는 기존 산은 구조조정 기조에 더해 신속한 매각 추진이라는 게 원칙"이라며 "매각이 가능할 때 바로 매각해야 한다"고 구조조정 방향 변화를 시사했다.
대신 산업 세대교체와 혁신기업을 지원이라는 미래산업 육성 과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은 향후 5년간 반도체 산업에 30조원을 지원하는 등 임기 간 핵심 산업 5개를 선정해 투자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등 초격차산업과 바이오, 원자력, 전기차 등 유망 신산업에 추가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 때문에 산은의 자산 매각 속도가 빨라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산은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대주주로, 한전 적자 영향으로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국제 규제 기준인 13%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한전 적자 폭은 30조원으로 전망되는데, 강 회장은 한전 손실액이 21조원일 때 BIS 비율이 1.37%포인트(p) 떨어진다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 있다. 산은의 BIS 비율은 올해 상반기 14.9%다.
BIS 비율이 하락할 경우 산은의 기업 지원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더구나 산은은 최근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산금채 등 채권 발행에는 제한이 있어 보유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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