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입어보세요"…패션업계, 오프라인 강화하는 까닭
"오픈 한달 만에 매출 5억원 달성…충성 고객·팬덤 확보 주력"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업계가 리오프닝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도 재고 없는 O4O(Online for Offline)형 매장을 여는 등 오프라인 매장 확대 흐름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컬처 블렌딩 유니언 비이커는 론칭 10주년을 맞아 이날 성수에 3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한남과 청담에 이은 3번째 플래그십이다.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며 '패피'들의 성지로 거듭난 성수에서 소비 주축인 MZ세대 고객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성동구 성수동2가 연무장길 인근 324㎡ 규모로 여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티스트 이광호 작가와 협업해 공간과 아트를 결합해 비이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했다.
매장 1층은 팝업 공간과 MZ세대 고객을 위한 트렌디한 브랜드와 액세서리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2층은 국내외 바잉 브랜드와 오리지널 상품 등 비이커 큐레이션의 에센셜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상품군으로 구성했다. 3층은 메종키츠네, 단톤, 스포티&리치 등 MZ세대가 열망하는 브랜드를 운영한다.
패션업계가 오프라인에 힘을 주는 이유는 해당 공간이 실제 2030세대의 유입을 이끌고 이는 매출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매장에서 직접 체험함으로써 충성 고객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가 지난 9월23일 성수동에 오픈한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의 누적 방문객은 두 달도 안 돼 4만명을 돌파했다. 29CM는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과 브랜드 큐레이션이 기존 29CM 팬덤은 물론 성수를 방문하는 2030 세대의 유입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이구성수는 29CM의 첫 번째 공식 쇼룸이다. 한 권의 매거진처럼 계절마다 새로운 테마를 선정하고 아트 전시, 브랜드 상품, 입점 브랜드 팝업, F&B 메뉴를 하나로 엮어 선보인다. 29CM의 핵심 경쟁력인 스토리텔링과 큐레이션의 가치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 내 향기부터 배경 음악, MD의 상품 추천 코멘트까지 세부 요소에도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이구성수가 주말 2500명 이상이 몰리는 등 성수동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협업한 입점 브랜드의 매출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뉴발란스는 29CM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프레젠테이션를 이구성수로 확장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면서 지난 10월에만 거래액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9월에는 거래액이 전년 대비 1139%나 뛰었다. 신제품 1906R 시리즈의 역사를 온라인 PT와 이구성수 전시로 소개하고 현장에서 직접 상품을 착용해볼 수 있게 함으로써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29CM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선보인 첫 오프라인 매장 '이구갤러리 서울' 역시 운영 첫 달인 8월에만 방문객 5만4000명을 기록했다. 9, 10월에도 총 8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더현대서울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패션 플랫폼 하고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복합매장 '하고하우스'(구 #16)를 운영 중이다. 재고 없는 O4O형 매장으로 고객 착장용 재고 외에는 판매용 재고를 두지 않는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옷을 입어본 뒤 자체 모바일 앱 '오더 하고'를 통해 구매하면 브랜드 물류센터에서 택배로 직배송하는 구조다.
작년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내 '#16'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후 오픈 한달 만에 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고하우스는 이달 롯데백화점 인천점, 잠실 롯데월드몰점, 롯데백화점 부산점, 12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동부산점 등 4곳과 내년 추가 매장 오픈을 통해 백화점 유통망 확장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하고 관계자는 "방문객이 다양한 브랜드를 보다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구성하고 입점 브랜드의 개성이 돋보일 수 있도록 공간 내 컬러감을 최대한 배제했다"며 "입점 브랜드별 스테디셀러와 신상품 등 하고하우스 한정 단독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고객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장에서 브랜드 쇼룸 운영 실험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강화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 W컨셉 매장을 브랜드 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전면 개편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팬덤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매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닐바이피'를 시작으로 W컨셉 내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소개해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고객 체험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W컨셉 관게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고객들이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던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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