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유니폼 힙하게 바뀐 이유 [비크닉]

정세희 입력 2022. 11. 27. 07:01 수정 2022. 11. 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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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퀴즈부터 갈게요. 이 패션 화보, 어느 브랜드 광고일까요? 실용적인 디자인이 아웃도어 룩 같기도 한데요. 정답은 바로 한국야쿠르트(hy)입니다. 우리가 알던 야쿠르트 아줌마가 옷이랑 느낌이 완전 다르죠?

그전에 하나 바로잡고 갈게요. 한국야쿠르트가 최근 사명을 ‘hy(에치와이)’로 바꿨어요. 한국 야쿠르트는 왜 회사 이름, 유니폼도 바꾸는 걸까요? 비크닉 브랜드 소개팅에선 hy 박문순 디자인 팀장을 만나고 왔습니다.


아쿠르트색에서 벗어나기


1970년대 야쿠르트 아줌마 유니폼 [hy 제공]
사실 야쿠르트 아줌마 유니폼이 바뀐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야쿠르트 아줌마가 처음 등장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달라졌어요.

그런데 색상이며 디자인까지 모두 확 바뀐 건 처음이래요. 회사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건데요. 회사가 어떻게 달라질지 유니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대요.

가장 큰 변화는 색상입니다. 그동안은 야쿠르트를 떠올리게 하는 베이지와 살구색이 중심이었는데요. 이번엔 처음으로 딥 그린색을 넣었어요. hy 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프레딧’을 떠오르게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해요.

프레딧은 ‘정직한 신선 유기농 선별샵’이라는 콘셉트로, 야쿠르트뿐만 아니라 유제품, 건강기능식품, 신선식품, 화장품까지 판매하고 있어요. 친환경을 강조하기 위해 로고와 홈페이지 곳곳에 진한 녹색을 쓰고 있죠.

“이번 유니폼 리뉴얼을 통해 프레딧을 세상에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레딧을 떠올릴만한 색상을 넣었고, 상의 패턴엔 나뭇잎을 본뜬 리프커브 라인(Leaf Curve line)디자인을 적용해 ‘신선’과 ‘친환경’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강조했죠.”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유니폼


바지가 없어진 것도 특징이에요. 일하는 분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하의를 선택할 수 있게 됐어요. 또 현장에서 여러 물품을 넣을 수 있는 조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사계절 입을 수 있는 조끼도 만들었대요.


아줌마 아닌 매니저로, hy의 큰 그림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명칭은 3년 전에 사라졌어요. hy는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 대신 ‘프레시 매니저’를 쓰겠다고 했거든요. 아줌마는 중년 여성을 얕잡아 부르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져 보여서였죠.

하지만 지금도 길을 가다가 야쿠르트를 판매하시는 분을 보면 본능적으로 ‘야쿠르트 아줌마다!’ 싶잖아요. 야쿠르트 아줌마 50년 역사가 만든 엄청난 각인 효과지만, 새로운 기업으로 도약하는 hy입장에선 숙제이기도 해요. 회사는 야쿠르트도, 아줌마도 모두 떼고 싶어하거든요.

왜냐고요? 야쿠르트만으로 지속해서 성장하기 어렵잖아요. hy는 1만여 프레시 매니저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내세워 종합 유통 기업으로 변화하려고 해요. 요즘엔 발효유, 간편식뿐만 아니라 구매 패턴이 일정한 면도기, 화장품, 여성용품을 배송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배송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도 하고 있어요. 최근엔 신선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새로운 냉장 전동카트 '코코 3.0'도 선보였고요. 1170억 원을 투자해 논산에 물류센터를 짓기도 했죠.

hy의 냉장 전동 카트인 코코 3.0. 코코3.0은 2014년 첫 선을 보인 코코의 3세대 모델이다. [hy 제공]


유니폼을 바꾼 건 회사 미래 비전을 담은 일종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방문 판매 비중이 높은 저희 회사에 매니저 유니폼은 기업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직접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홍보 수단이에요. 그래서 회사가 큰 변화를 예고할 때마다 유니폼도 달라졌죠. 회사가 젊어지고 있다는 걸 소비자들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미라클 모닝 실천하며 돈도 번다” MZ세대 매니저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니저로 불려야 하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또 있어요. 매니저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2030대 매니저는 2017년 22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반 년 만에 179명이 등록했다고 해요.

프레시 매니저가 젊은층에 주목을 받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고요? 실제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소율 (31) 씨를 만나봤어요.

이 씨는 일을 하면서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어 가장 좋다고 했어요.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독서·운동 등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해요. “보통 일이 6시에 시작되는데요. 아침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 코로나 19 이후 2개 이상 일을 하는 N잡러들이 늘어나면서 젊은 분들도 많이 시도하는 것 같아요.”

오후 12시쯤 업무를 마치면 이 씨는 영어학원에서 상담교사로 변신해요.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프레시 매니저 경험이 나중에 자기 일을 할 때 도움이 될 거라고 했어요.

“일하다 보면 행복한 일이 많이 생겨요. 아침에 밥 먹고 가라는 할머니도 계시고요, 커피 사 먹으라고 용돈 쥐어주는 분도 계세요. 아침 시간을 쪼개 돈을 벌면서도 이렇게 사랑도 받네요.”

바뀐 유니폼에 대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어요. “딥 그린색이 얼굴을 더 밝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옷이 젊어지니까 제게 더 잘 맞는 기분이에요. ”


실제 입어보니


유니폼 디자인은 제이청(J.chung)의 정재선 디자이너가 담당했어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예쁘게 소화하기 좋은 디자인으로 유명한 분이죠. 제이청 옷은 hy 유니폼과 묘하게 닮았어요. 유니폼과 일상복의 경계가 되게 만들었다는 게 확 와 닿았죠.
제이청의(J.chung) 정재선 디자이너의 옷 [제이청 홈페이지 캡처]

새 유니폼, 저도 한번 입어봤습니다. 제가 입은 건 동복 아우터였는데요. 허리를 예쁘게 조여주는 게 트렌치 코트 느낌이 나면서도 은근히 따뜻하더라고요. 금장으로 된 지퍼가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올해 처음 생겼다는 동계 모자도 써봤는데요. 챙이 넓지 않아 승마 모자 느낌도 났어요.

실제 입는 분들의 반응도 좋대요. 회사 온라인 사보에는 ‘실용성과 세련미가 돋보인다’, ‘영업도 잘될 것 같다’, ‘평상복 느낌이 나서 좋다’, ‘어두운색이라 때 탈 걱정 안 해서 좋다’는 등 긍정적인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20년 넘게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 중인 윤복예 씨는 “사계절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조끼가 가장 맘에 든다”면서 “전반적으로 젊은 느낌이라 일터에서도 신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입어본 hy 프레시 매니저 동복 아우터.

나가며
쿠팡, SSG 등 배송에 특화된 유통 플랫폼 홍수 속에서 hy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50년 배송 노하우입니다.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명칭은 사라졌지만, 1970년부터 지금까지 그들이 쌓아온 신뢰는 hy만의 자산이죠. 최근엔 신한 카드를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는데요. 프레시 매니저의 탄탄한 인프라를 이용해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것 같아요.

야쿠르트 제조를 바탕으로 쌓아온 발효 기술도 있습니다. 발효유 시장 1위는 윌, 2위는 야쿠르트로 모두 hy 제품이에요. 시장 전망도 좋아요. aT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에 따르면 국내 발효유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9%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요. 작년 발효유 시장 규모는 1조 9400억원인데 5년 뒤에는 2조2500억원으로 커질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발효 기능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기회도 생겼어요.

여기서 그치진 않겠죠. 프레딧 슬로건이 '건강한 라이프, 매일 매일 프레딧'인만큼 기존 발효 기술을 응용해 밀 키트나 간편식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듯합니다. 문득 10년 뒤 프레시 매니저 유니폼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지네요.

비크닉

정세희 기자 jeong.sa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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