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저축은행, 대환대출플랫폼? "고객 지키기 어렵다" 난색

강한빛 기자 2022. 11. 2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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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기싸움 여전한 대환대출 플랫폼②] 조달비용 늘어나 과제 산적… 허리띠 졸라 매는 2금융

[편집자주]한국은행이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3.25%로 올려놨다. 지난해 7월(0.50%) 이후 약 1년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75%포인트 올린 셈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불어나면서 더싼 대출 이자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은 내년 5월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하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을 둘러싸고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간의 밥그릇 싸움은 여전하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소비자 편익 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대로 내년에 순조롭게 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대환대출 플랫폼, 이번엔 나올까" 반기는 핀테크 vs 반기든 은행
② 카드사·저축은행, 대환대출플랫폼? "고객 지키기 어렵다" 난색
③ 주담대 10% 시대 오는데… 배(원금)보다 배꼽(이자)이 크다
내년 5월로 대환대출플랫폼 시간표가 정해지면서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은 시곗바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만큼 낮은 이자를 찾아 떠나는 고객 대이동이 예상되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방어,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2금융권은 득 보다 실이 더 큰 정책이라는 데 볼멘소리를 내면서 결국 은행의 '들러리' 역할로 전락하고 말 것이란 우려다.


예금 경쟁에 고객 이탈까지 '난색'


그래픽=이강준 기자
금융업권·핀테크·금융결제원 등은 대환대출플랫폼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내년 5월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 논의에 돌입한다. 하지만 업권별 표정은 엇갈린다. 무엇보다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2금융권은 대환대출플랫폼 서비스 개시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업황 상황이 악화일로에 빠진 데다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 이용이 많아 1금융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은데 대환대출플랫폼으로 대출금리 비교 선상에 놓이게 돼 은행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기 속 은행과 예금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저축은행은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객 이탈까지 겹치면 영업 기반이 흔들리는 건 물론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다.

저축은행은 이미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총 1조2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7925억원)와 비교해 52.25% 늘어난 규모다.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 진입한 사이 저축은행에서는 6% 금리 상품을 내놓는 등 금리 경쟁을 펼쳐온 까닭이다.

이는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363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6%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기 속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지속돼 이는 3·4분기 성적표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과 예금 등 수신금리 경쟁을 펼치는 와중에 대환대출플랫폼으로 고객이 이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신금리를 올리면 조달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법정 최고금리(20%)가 정해져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은 1금융권으로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결국 저축은행 간 밥그릇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며 "결국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운 금리 경쟁에 따라 '제 살 까먹기' 영업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결국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있는 저축은행으로 고객이 몰려 대형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의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릿고개' 넘는데 대환대출플랫폼이 웬말?


그래픽=이강준 기자
카드사들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카드사는 약정만기 시점 이전에 대출을 상환했을 때 물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대환대출 문턱이 낮다. 다시 말해 대출자가 낮은 이자로 갈아 탈 가능성이 다른 업권에 비해 높다는 뜻이다. 여기에 가뜩이나 대출 사업도 어려워져 대환대출플랫폼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드사는 은행, 저축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금리 급등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금리는 2%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6%를 돌파했다. 성장은커녕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환대출플랫폼 운영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환대출플랫폼에 은행을 비롯해 2금융권이 참여하지만 사실상 은행이 메인, 카드·저축은행은 '곁가지'의 느낌이 강해 누가 봐도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특히 카드업계는 내년까지 자금조달 비용 상승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봐 수익성 방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인데 대환대출플랫폼에 들어가는 수수료, 인력 등 비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낮은 금리로 이동하려는 차주의 수요를 감안하면 2금융권 내 혹은 2금융에서 1금융으로 차주들이 넘어가는 고객 이동이 예상된다"며 "특히 이번 대환대출플랫폼이 개인 신용대출을 다룬다는 점에서 카드론(장기카드대출)에서 장기의 저리 이자율로 갈아탈 수 있는 대출상품으로의 대거 이동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수수료 체계·'머니무브' 보호장치가 관건?


저축은행, 카드사들은 결국 납득할 만한 중개수수료 체계와 과도한 머니무브에 따른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리 인상기 속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중개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되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금융으로 고신용자가 대거 이탈할 경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금융이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개연성이 커진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대출비교플랫폼 운영주체와 대출상품 공급회사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중개수수료 체계를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대출자의 잦은 이동을 막기 위해 대출을 받은 후 3개월이 지난 대출을 대상으로 갈아타기를 허용하는 내용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 5월 서비스 개시 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국 중개수수료, 과도한 고객 이탈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TF 논의 등을 지켜보면서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업계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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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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