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플랫폼, 이번엔 나올까" 반기는 핀테크 vs 반기든 은행
[편집자주]한국은행이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3.25%로 올려놨다. 지난해 7월(0.50%) 이후 약 1년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75%포인트 올린 셈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불어나면서 더싼 대출 이자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은 내년 5월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하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을 둘러싸고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간의 밥그릇 싸움은 여전하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소비자 편익 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대로 내년에 순조롭게 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① "대환대출 플랫폼, 이번엔 나올까" 반기는 핀테크 vs 반기든 은행
② 카드사·저축은행, 대환대출플랫폼? "고객 지키기 어렵다" 난색
③ 주담대 10% 시대 오는데… 배(원금)보다 배꼽(이자)이 크다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반기를 들기란 쉽지 않아요. 자금조달을 위해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하 경쟁까지 가세하면 앞으로 은행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A시중은행 관계자)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시기를 못 박으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요. 금융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핀테크사 입장에서도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죠."(B핀테크사 관계자)
지난해 9월말 선보일 계획이었던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가 무산된 지 1년여만에 관련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을 내년 5월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정권이 바뀌고 양대 금융당국의 새 수장들이 임명됐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을 둘러싸고 여전히 은행과 핀테크사 간 이견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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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 대출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대출 규모가 적은 보험업권과 신용심사 방식이 상이한 대부업권은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제외됐다.
금융결제원의 전산망을 통해 금융회사 간 상환 요청, 원리금 잔액, 최종 상환 확인 등 모든 대환대출 절차를 금융결제원의 전산망을 통해 중계하는 구조다.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의사를 표명한 금융사는 50여 곳에 이른다.
기준금리가 2012년 6월 이후 약 10년5개월만에 3.25%에 이르는 등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이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금리경쟁 시스템이 마련돼 결국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는 물론, 대출정보 부족·대출이동 불편으로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락인효과를 해소해 금융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락인효과란 고객이 한 회사의 재화·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다른 곳으로 이용 이전을 하기 힘든 현상을 말한다.
물론 현재도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대출비교 플랫폼은 10개에 이르지만 이들과 제휴를 맺고 대환대출 전용상품을 취급 중인 은행은 3곳에 그친다. 대출비교 플랫폼 운영회사, 참여 금융사 등에 제약이 있다는 얘기다.
일부 핀테크사만 대출비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저 개별 제휴를 맺은 금융회사의 대출만 비교·추천해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된 셈이다.
특히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상품 비교는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실제 대환은 불가능하다. 대환대출을 진행하려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고 유선연락을 통해 완납증명서 등 확인서류를 전달해야 하는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회사 간 대출 이동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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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사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본격 출범하면 사업영역과 수익 창출이 확대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선 플랫폼의 경쟁력이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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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초 지난해 무산된 대환대출 플랫폼보다 개선된 방안이지만 '울며 겨자먹기'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핀테크에 대출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자'로 전락할 처지를 일단 피할 수 있게 됐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 역시 비용"이라며 "금리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고객을 지켜야 하는 전통 금융사들 입장에선 대환대출 플랫폼이 은행 수익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플랫폼 도입에 따른 락인효과를 해소해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방점을 두지만 락인효과가 사라지면 은행 입장에선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중개수수료 책정이다. 핀테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은행 대환대출이 이뤄지면 은행은 핀테크사에 중개수수료를 내야 한다.
은행들은 다른 은행 또는 금융사와 대출금리 경쟁을 벌이면서도 핀테크에 낼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는다는 지적이다. 중개수수료를 대출금리에 전가할 가능성도 있어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핀테크사는 기존 대출비교 플랫폼과 동일한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은 해당 수수료 수준이 높다고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운영 주체와 대출 상품 공급사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중개수수료 산정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환대출이 마구잡이식으로 일어날 경우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플랫폼 출시 무산 당시에도 건전성 우려가 제기됐는데 금융감독원과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며 "소비자의 편익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는 선에서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대출자산을 무리하게 확대하거나 대출 자산을 속수무책으로 뺏기는 상황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하는 제한 조치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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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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