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방선거 야당 압승…차이잉원 총통, 민진당 주석직 사퇴(종합)
기사내용 요약
21개 현·시 중 국민당 13곳, 민진당 5곳 각각 우위
타이베이 시장은 장제스 증손자 국민당 후보 당선 확정
선거연령 18세로 낮추는 참여 저조로 법개정 안 될 듯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26일 대만 지방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상당한 열세를 보이면서 참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진당 주석인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밤 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만 지방선거는 4년에 한번 열리는데 6대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최말단 기초단체장까지 9가지 공직자를 한 번에 선출해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린다.
이번 지방선거는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 성적표라는 의미가 있고, 2024년 차기 총통 선거 향방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이 강해 주목을 받았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의 고전이 예상은 됐지만, 참패로 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차이 총통의 정치적 입지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이날 밤 막판 개표결과, 6대 직할시에서 야당인 국민당이 여당인 민진당 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국민당은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등 4개 직할시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민진당은 타이난, 가오슝 등 2개 직할시를 석권했다.
6대 직할시 외에 국민당은 9개 현·시에서 앞서고 있고, 민진당은 3개 현·시에서 야당보다 우위에 있다.
개표결과를 종합하면 21개 현·시 가운데 국민당은 13곳에서, 민진당은 5곳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또 다른 야당인 민중당은 1곳에서 우위를 나타냈다.
자이시 시장 선거는 무소속 후보자 한 명의 사망으로 투표일이 12월18일로 연기됐다. 자이시 시장 선거까지 국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사실상 총 14개 지역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4년에는 국민당이 22개 현·시 중 6개 지역에서 승리해 이전 15개 지역에서 크게 줄어든 반면 민진당은 13개 지역, 무소속 후보는 3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2018년에는 국민당이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어 22개 현·시 중 15곳에서 승리했으며, 올해도 반(反)민진당 분위기가 강해 선거의 전체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는 장제스 대만 초대 총통의 증손자인 장완안 국민당 후보가 4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코로나 방역총책임자 보건복리부장(장) 출신 천스중 민진당 후보는 득표율 30%를 넘겼고, 현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의 지지를 받는 타이베이 전 부시장 황산산 무소속 후보는2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장완완 민진당 후보는 이날 저녁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함께 이 일을 해냈다. 이 승리는 타이베이의 모든 시민들의 것이다. 그것은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이며, 악에 대한 선의 승리이다"라며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타이베이의 국제적 명성을 계속 높이기 위해 정치적 소속에 관계없이 정부에 재능 있는 사람을 모집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천스중 민진당 후보는 낙선을 인정하고 지난 몇 달 동안 지지를 해준 그의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이제 타이베이 시민들이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며 "여러분 모두가 장완완 후보에게 진심 어린 축하와 축복을 보내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패배는 차이 총통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민진당 정권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에서는 차이 총통에게 거취를 결단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차이 총통에게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하면서 "한 정당을 위해, 권력을 위해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
결국 차이 총통은 이날 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에서 전격 사퇴했다. 다만 차이 총통은 민진당 소속이자 내각을 이끄는 쑤전창 행정원장의 사임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의 참패로 민진당 정부가 코너에 몰렸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2024년 1월에 있을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의 가늠자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의 성공을 2020년 총선(총통·입법위원)에서의 성공으로 전환할 수 없었다. 이는 지방선거와 총선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이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 성격이 강한 만큼 야당에 표를 더 몰아줬을 개연성이 높다.
이날 대만인들은 13개의 모든 현과 8개의 도시에서 시장, 시의회 의원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투표 뿐만 아니라, 투표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도록 대만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도 실시했다.
대만 현지 TV 방송사들은 국민투표 관련 개표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찬성 180만9013표, 반대 138만6746표, 무효 21만1993표 등 총 326만4844표가 투표됐다.
국민투표가 통과되려면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인 약 960만 명이 찬성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전체 유권자의 약 31.4%가 투표한 점을 감안하면 이 법안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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