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메기가 나타났다”...말그대로 게임체인저 되나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입력 2022. 11. 26.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스타 2022 결산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 현장 넷마블관에서 신작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 인플루언서 대전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제공=넷마블>
한국 게임업계 트렌드를 미리 읽을 수 있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2022’가 지난 20일 폐막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올해 지스타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신작 게임과 오프라인 게임쇼에 목말라 온 게임 유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지스타에서 나온 게임업계 최신 동향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내년도 사업 전략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번 지스타는 다수의 게임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개최됐습니다. 글로벌 대작 지식재산권(IP)이 나오지 않고 있고, 블록체인 등 신사업 확장에 따라 늘어난 인건비·마케팅비 등이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 행사에 참가한 주요 게임사들은 회사의 ‘캐시카우’가 되어줄 신작 게임 타이틀의 시장 반응을 살피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기존 모바일 일변도 게임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콘솔’게임을 공개하며 내년도 사업 전략을 내비쳤죠. 게임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웹3.0과 관련해서는 암울한 시장 상황과 별개로 다수의 게임사들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브의 게임 사업 진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 정보기술(IT)·콘텐츠 업계에서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의 영향력 확장이 수익과 직결될 것으로 예상돼 자체 IP 강화는 물론 게임·영화·TV·웹툰·메타버스 등 여러 사업 분야 융합이 활발한 추세인데요. 하이브의 게임 사업 진출을 계기로 ‘IP 강화’를 위한 국내외 게임·엔터사들 시계도 빨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이브의 게임 진출 선언...‘IP빅뱅’ 본격화

올해 지스타에선 국내 최대 엔터회사 하이브의 ‘게임시장 참전’이 최대 이슈가 됐습니다. 방탄소년단(BTS)를 세계적 아티스트로 키워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직접 올해 지스타를 찾아 게임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죠. 이 자리에서 방 의장은 이를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의장 관점에서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된,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적인 종합 엔터회사로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핵심 수익모델과 IP창출원으로 게임 사업이 필수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방 의장은 “음악만으로 주요 엔터테인먼트 회사,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면서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점유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의 숙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게임 사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새롭고 즐거우며, 다채로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게임 사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하이브가 가진 IP파워와 게임 사업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가 많다고 보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하이브는 2020년 박지원 전 넥슨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죠. 올 상반기에는 기존 게임 사업 부문을 분리해 자회사 하이브IM을 설립했고요. 하이브IM은 리듬하이브, 인더섬 위드 BTS 등 2종의 자체 게임과 하이브 및 YG 소속 아티스트의 IP 게임 라이선싱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하이브IM은 미국 법인인 하이브홀딩스에 속해 자체 제작 게임과 퍼블리싱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하이브IM은 플린트의 신작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들’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별이되어라2는 지난 2014년 출시해 8년 넘게 컴투스홀딩스에서 서비스 중인 ‘별이되어라!’의 개발사 플린트가 내놓는 신작인데요. 구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하이브는 퍼블리싱 계약과 함께 플린트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습니다. 지스타에서 정확한 투자 금액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하이브가 앞으로 유망 개발사에 인수합병(M&A), 지분투자 등으로 게임 사업을 적극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엔터 쪽에 노하우가 많은 하이브가 게임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려면 게임 개발과 마케팅 역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하이브가 넷마블과 합작해 출시한 ‘BTS 월드’와 BTS캐릭터를 활용한 ‘리듬하이브’ 게임 성과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BTS 팬덤과 하이브 게임 사업의 시너지는 충분히 확인돼 앞으로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하이브IM이 지난 6월 론팅한 ‘인더섬위드 BTS’는 BTS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었다고 홍보해 대대적인 글로벌 팬 모집에 성공했습니다. 하이브는 이날 누적 가입자가 680만명(해외 비중 96%)에 달했고 2022년 하반기 이달의 우수 게임으로도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19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스타2022에서 게임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브>
3분기 실적 희비 엇갈린 게임사들···게임쇼에서 신작 발표 총력전

지스타를 앞두고 마무리된 올 3분기 실적발표에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희비가 엇갈렸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전반적인 게임업계 영업 비용 상승에도 회사의 킬러 게임 IP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높은 실적을 거둔 반면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은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비용이 크게 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죠. 코로나 여파로 신작 출시가 늦어지고, 해외 매출 감소까지 겹쳐 위기에 처한 게임사들 입장에선 수십만 인파가 몰리는 게임 축제가 반전의 무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대형 게임사들은 이번 지스타에서 기존 게임 부스를 늘리고 신작을 대규모로 공개하는 등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는데요.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정상 개최돼 구름 관람객이 몰린 만큼 사용자들의 실제 반응을 살필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참가사중 최대 규모로 부스를 꾸린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4편을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했고요. 특히 전시 부스에 160개 시연대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직접 신작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하는 등 신작 알리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지스타에서 내년 출시 예정인 ‘가디스오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 신작 3편을 소개했습니다.

K게임 불모지 ‘콘솔게임’의 약진

이번 지스타에서는 그간 한국 게임사들에게는 ‘불모지’로 여겨졌던 ‘콘솔게임’의 약진이 도드라졌습니다. 다수 게임사들이 ‘지스타’에서 이례적으로 콘솔 신작을 출품한 것인데요. 이는 내년 콘솔게임 신작을 통해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전략과 일맥상통합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플레이스테이션5)와 데이브 더 다이버(닌텐도 스위치) 2종을 콘솔 기반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넥슨이 지스타에서 콘솔 시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네오위즈는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서 콘솔게임 ‘P의 거짓’을 선보여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을 휩쓰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지요. 올해 지스타에서도 마련된 50대의 시연대에 끊임없는 줄이 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업계에선 웹보드 게임을 중심으로 실적을 거둔 네오위즈가 ‘P의 거짓’을 통해 글로벌 콘솔 게임사로 거듭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성준 네오위즈 본부장은 신작 게임 ‘P의 거짓’이 콘솔을 지원하는 이유를 묻자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플랫폼에서 즐거움을 주는 게임에 대한 목마름이 많이 느껴졌다”고 답했습니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서 PC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콘솔 기반으로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크래프톤 넥슨도 신작을 콘솔용으로 선보일 예정이고요, 올해 지스타에 불참한 엔씨소프트는 신작 TL을 PC·콘솔용으로 내놓을 계획입니다.

콘솔 게임은 전용 게임기를 모니터, TV에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말합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콘솔 비율이 모바일·PC와 비슷하거나 높지요.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서 콘솔 게임 비중이 각각 35%, 46%에 달해 5.8%에 그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콘솔게임은 성공했을 때 해외 매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해당합니다. 국내는 PC·모바일게임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해외에선 콘솔게임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세도 높기 때문입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콘솔게임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14.6% 성장한 558억달러에 달합니다.

지스타2022 주요 특징 인포그래픽 <출처=매일경제신문>
블록체인·웹3.0 여전한 기대감, 위믹스발 대형 악재 우려

올해 지스타에선 게임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블록체인·웹3.0에 대한 논의와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구조가 게임 경제를 혁신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동남아시아 최대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 아이캔디 인터랙티브의 킨 웨이 라우 회장은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현재 게임 산업은 일부 엘리트들이 산업을 점령하면서 혁신력과 지속 가능성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웹3와 탈중앙 블록체인을 통해 유저들이 게임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스타 첫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국내외 가상자산·블록체인 업체 가운데 위메이드 만큼 잘하는 회사는 없다. 우리는 상장사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할 순 없다. 회사의 말을 믿어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죠. 그러면서 그는 자사가 발행하는 가상자산 ‘위믹스(WEMIX)’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다고 호언장담했죠.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왔습니다.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내달 8일 오후 3시부터 이들 거래소에서는 위믹스 거래가 중단됩니다. 거래소들이 밝힌 위믹스 상폐 사유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입니다. 위믹스의 상장 폐지는 제대로 시작도 못한 국내 블록체인, P2E(돈 버는)게임 시장에 대형 악재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P2E 시장에 강력한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 됐습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