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상황 어려워질수록 데이터의 가치는 더 빛납니다"
데이터로 게임시장·경쟁사 분석
"내년 게임시장 더 어려워질 것"
"데이터 분석이 기업 전략과 직결"
어떤 소비자가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경쟁이 되죠. 데이터에 답이 있습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data.ai(데이터 에이아이) 한국 대표 데이비드 김의 말이다. 2010년 앱애니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data.ai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뽑아낸 각종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한다. 고객사 자체 정보뿐만 아니라 시장동향, 경쟁사 데이터까지 사업 영역도 다양하다.
그런데 최근 data.ai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언뜻 보기에 데이터 기업과 게임은 연관성이 작다. 하지만 김 대표는 "게임이야말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이터 기업은 왜 게임전시회에 부스를 차리고 대표까지 직접 뛰어와 게임사 영업에 나선 걸까.
"게임시장 위축, 정교한 데이터 필요"
17일 지스타 현장에서 만난 김 대표는 위축되는 게임시장과 데이터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게임 이용자 수가 줄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게임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만큼, 정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도 게임사는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요구와 선호도, 불만을 정확히 알아야 성공 가능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내세운 data.ai 서비스의 차별점은 '구체성'과 '확장성'이다. 회사가 개발한 분석 기술을 통해 모바일 데이터 중 개인정보를 제외한 내용들을 다룬다.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게임IQ는 게임 유형을 140여 개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가, 연령, 성별 등에 따른 선호도를 파악한다.
김 대표는 "게임IQ를 이용하면 게임사가 만든 작품을 누가, 언제, 얼마나 사용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며 "젊은층이 즐기는 복잡한 게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이 즐기는 고스톱, 장기 같은 게임도 꼼꼼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스타에 뛰어온 이유도 게임사들에 데이터 필요성을 제대로 알리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스타 기간 data.ai 부스에는 약 300팀이 방문해 서비스를 체험했다. 김 대표는 "게임 스튜디오와 개발자, 기획자, 광고 대행사, 메타버스 플랫폼 등 참관객 유형도 다양했다"면서 "데이터 분석 서비스의 확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게임 개발 돕고 OTT 해외시장 분석"
data.ai 서비스에 대한 고객사 피드백도 긍정적이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신동하 위메이드플레이 개발사업본부장은 data.ai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data.ai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data.ai 서비스 효과를 확인한 사례로는 디즈니와 공동제작한 '디즈니 팝 타운' 게임 개발을 꼽았다. data.ai 서비스를 통해 국가별 인기 게임과 캐릭터를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게임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왓챠는 일본 진출 계획을 세우며 data.ai 시장분석 서비스를 이용했다. 원지현 왓챠 설립자는 "2020년 왓챠가 해외진출을 고려할 당시 data.ai 도움을 받아 첫 해외시장으로 일본을 선택했다"면서 "훌륭한 결정이었다. 단기간에 2020년 (일본시장) 상위 5개 앱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data.ai는 이 외에도 구글, 일렉트로닉 아츠(EA), 텐센트, 비자(VISA), 삼성전자, 아마존, 라인, 펄어비스 등 글로벌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한국과 함께 data.ai 아시아 지역 영업도 총괄하고 있다. 15개국에 진출한 data.ai 글로벌 매출 중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앱애니라는 사명을 data.ai로 바꾼 만큼 2023년에는 더 정교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라며 "50%를 조금 넘는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부산=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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