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자궁내막암 초기 증상?

권대익 2022. 11. 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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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이 알려주는 의료 정보]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자궁내막암은 산부인과에서 다루는 암 가운데 그간 부동의 1위였던 자궁경부암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되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자궁내막암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궁내막은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가 착상되는 부위이기도 하고 또, 생리를 할 때 혈액과 함께 떨어져 나오는 조직이다. 자궁내막암이란 바로 이 자궁 내막에서 생긴 암으로 자궁체부(몸통)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암의 평균 발병 연령은 60대 초반인데 반해 최근에는 젊은 비만여성에서 자궁내막암이 늘고 있는 추세다.

-자궁내막암 원인은.

“자궁내막암 환자 증가 추세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데, 이것이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 있는 자궁내막암의 위험 인자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여성호르몬, 그 중에서도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에스트로겐 노출 기회가 많아지거나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즉,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거나, 반대로 폐경이 통상적인 나이보다 늦어지는 경우에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더 많이, 오랜 기간 받게 되므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임신ㆍ출산을 통해 에스트로겐과는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 영향을 받는 기간을 갖게 된다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ㆍ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두 번째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이다. 국내에도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데, 비만과 더불어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으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이 밖에 유방암 환자가 흔히 처방받는 ‘타목시펜’이라는 호르몬제도 장기 복용하는 경우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원인도 있다. ‘린치 증후군(Lynch syndrome)’으로 불리는 이 증후군은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몸의 다양한 장기(대장, 췌장, 위, 비뇨기계)에 암을 일으키는데 그 중의 하나가 자궁내막암이다. 자궁내막암의 3% 정도가 린치 증후군에 해당한다.”

-자궁내막암 증상은.

“발병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데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할 때, 폐경 여성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피가 비쳐서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초음파검사와 자궁내막 조직 검사로 암 진단을 받을 때가 많다.

따라서 평소와 다른 양상의 부정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암으로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전암(前癌) 병변인 자궁내막증식증이 있어도 질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수술 아닌 약물 치료만으로도 성공률이 높아 자궁내막암 진행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부정 출혈이 있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도 부인과 진찰 및 초음파검사로 자궁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80%가 1기에서 발견되는데 예후는.

“모든 암이 그렇듯 진단 당시 병기가 초기이면 예후가 좋고 진행된 병기에서 발견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데 자궁내막암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전체 자궁내막암의 80% 정도는 1기에 진단된다.

1기에 진단되는 경우는 5년 생존율이 95%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궁내막암을 구성하는 세포 유형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같은 1기라도 자궁내막양세포 유형은 예후가 좋지만, 장액성 혹은 투명세포 유형이라면 1기라도 재발률이 30~40%로 예후가 좋지 않다. 전체 자궁내막암의 20% 정도는 3기 혹은 4기에 진단된다. 이 경우에는 재발률도 높고, 예후가 불량하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치료하나.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다.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눈으로 확인되는 병변을 최대한 절제해 잔류 종양을 최소화할 때 생존율이 비례해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수술을 해야 병기(1기~4기)를 결정할 수 있고 이렇게 결정된 병기에 따라 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후 보조 요법(방사선 요법, 항암화학요법)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범위는 자궁 몸통과 경부(頸部)까지 절제하는 전자궁절제술, 그리고 양측 난소ㆍ나팔관 절제술, 그리고 골반 혈관 주변 림프절 절제술과 대동맥ㆍ대정맥 주변 림프절 절제술이 있다. 수술 전 검사에서 자궁근층 침범이 없고, 분화도가 좋은 가임기 여성이라면 수술로 인한 조기 폐경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

진행성 혹은 재발성 자궁내막암이라면 쓸 수 있는 항암제가 매우 제한적이고 예후도 불량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환자를 위해 면역조직 화학 염색 및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법을 활용해 면역 항암제를 포함한 표적항암제 사용에 적합한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환자 맞춤 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환자의 무병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재발률을 낮추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로봇 수술로 합병증 최소화할 수 있나.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며 림프절 절제술도 시행한다. 림프절 절제 시에는 신경, 미세 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은 수술 후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도 복강경 수술보다 우수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부인과 수술에서 최근 로봇 수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존의 3~4개의 구멍을 이용해 진행하는 로봇 수술과 달리, 최근에는 구멍 1개만 내고 자궁내막암을 수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배꼽 부위에 구멍 하나만을 뚫고 진행하기에 출혈ㆍ통증이 적고 빠른 회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자궁내막암 예방법은.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 같은 효과적인 선별 검사나 예방백신이 아직 없다. 다행히 자궁내막암은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할 때, 폐경 여성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피가 비친다던데 평소와 다른 양상의 부정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진찰을 받아 보는 게 좋다. 또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한 일 년에 한 번은 자궁ㆍ난소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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