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무릎이 시큰거리는데 날씨 탓? 이게 문제일 수도

이승구 2022. 11. 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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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원인일 가능성 있어…무릎 관절 통증, 비만과 연관성 커
무릎 관절, 한번 손상되면 예전으로 회복 힘들어…평소 관리 중요
빠른 체중 감량으로 통증 경감…초절식식단·유산소운동 병행해야
비만과 무릎 관절 통증은 연관성이 크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게티이미지뱅크
 
11월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맘때쯤이면 무릎 관절이 갑자기 시큰거리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이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근육이 경직되고, 관절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몸무게가 부쩍 늘었다면 무릎 관절 통증의 원인이 날씨가 아닌 ‘지방’ 때문일 수도 있다. 무릎 관절은 체중을 가장 많이 견뎌야 하는 부위인 만큼 비만과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만은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의 주범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젊은 관절염 환자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본다. 이는 비만으로 인해 관절이 손상되고, 관절의 충격 흡수 기능이 약화돼 골관절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박철희 교수는 “무릎은 신체 관절 중 체중에 의한 하중을 온전히 받는 부위이므로 통증이 있을 경우 관절에 무리를 주는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된다”라며 “다만 적절한 운동은 무릎 주위 근육을 발달시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므로 관절 내 연골 보존을 위한 생체 환경 조성에 도움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생활습관, 비만 등이 통증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면 적절한 원인 교정이 증상 호전에 가장 중요하다”면서 “통증이 발생하면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하고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비만센터 이재동 교수는 “비만은 인체의 척추와 관절에 체내 지방에 의한 중력이 증가해 구조 배열을 변형시키고 관절 퇴행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라며 “비만으로 몸이 무거워지면 체중 부하가 큰 관절인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 많은 부담이 간다. 또 비만이 지속되면 주변 근육과 힘줄에 부담을 줘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만인의 무릎 관절에 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은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에 비해 월등히 높다. 보건복지부 관절염 예방관리 생활수칙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고도비만 여성은 25㎏/㎡ 이하인 여성보다 관절염 발생률이 4배 정도 높고, 남성은 무려 4.8배나 높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자주 통증을 호소한다”며 “하중 문제로 연골 손상 속도가 정상 체중의 사람들보다 빠르다 보니 그런 경향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무릎 통증을 줄이려면 빠른 체중감량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비만인이 통증을 호소하면 체중감량부터 시도하기보다는 소염진통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진적 체중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사람이 체중만으로 관절염에 취약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비만이나 과체중은 그 자체로 관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선호 원장은 “무릎 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예전 상태로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관절 건강 유지의 기본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만약 비만인에게 관절염이 동반됐다면 상황에 맞게 관절염 치료와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 및 시술 요법을 고려한다”라고 설명했다. 

관절염 치료는 초기에는 통증을 조절해 주는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퇴행성 관절염을 오랫동안 방치해 관절 손상 및 변형이 나타났을 때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박 교수는 “고령의 환자에게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무릎 통증이 나타나면 수술을 진행하는 게 맞다”며 “기저질환이 심하지 않고 수술 이득이 실보다 클 경우 수술을 권유한다. 고령의 경우 재활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수술 후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면 분명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체중 문제로 극단적인 통증이 동반된 경우 하루 800㎉ 이하의 ‘초절식’ 식단을 일부 이어가기도 한다. 빠르게 체중을 감량해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이 원장은 “이런 식단은 부정맥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양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영양 균형과 무기질을 맞춰 진행돼야 한다”며 “반드시 영양사, 비만 전문의로부터 자문을 받고 계획적인 식단을 꾸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1200~1800㎉의 저열량 식사를 유지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무릎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간혹 무릎 통증이 심해 운동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비만한 관절염 환자일수록 운동이 필수라는 게 365mc와 경희의료원의 설명이다. 목표는 체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근육량을 늘려 관절 주변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만과 관절염이 동반된 사람은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면서 무릎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근력 운동의 경우 본인의 체중을 이용한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단, 통증으로 인해 운동 제한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적은 운동이 권고된다. 과욕을 부리는 것도 관절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평소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기 쉬워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며 운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약 움직이기 어렵고, 초기에 동기부여를 위해 보다 체중감량에 속도를 내고 싶다면 약물치료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원장은 “초기에 통증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 식사요법‧행동교정과 함께 약물치료를 실시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무릎 관절은 온몸의 체중을 가장 많이 견뎌야 하는 부위인 만큼,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강조한다.

관절염 초기에는 활동량이 많을 때에만 통증이 나타나는 정도이지만 점차 뼈마디가 굵어지고, 통증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관절 안에 물이 차기도 하며, 다리 모양이 휘는 등 변형되거나 보행 등 일상생활 자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경우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몸무게가 문제가 된다면 비만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통증을 개선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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