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청소 필요 없는 아이코스 일루마 전용 담배 '테리아' 어떻게 만드나

이소라 2022. 11.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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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 비연소 담배 공장 가보니
'히츠→테리아' 전환 목표…수출 확대 계획도
공장장 "한국 소비자 눈 높아…생산 허브로"
경남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담뱃잎으로 만든 비연소 제품 테리아 스틱이 만들어지고 있다. 스틱 2개를 붙여 놓은 형태로 이를 절단해야 시중에서 보는 완제품이 된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23일 오전 11시 찾은 경남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의 전용 담배 '테리아'를 생산하는 공정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먼저 위생을 위해 가운과 전용 신발을 착용하고 소음을 막을 귀마개도 썼다. 스마트폰과 액세서리는 다른 공간에 보관했다. 이곳에서는 흡연실에 비치된 제품으로 흡연은 가능하나, 외부에서 담배를 반입할 수 없고 내부의 담배를 밖으로 유출해서도 안 된다.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인 만큼 철통 보안이 필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정실로 이동하는 길, 공장 내 모든 건물 문 옆에 '담배 연기 없는 빌딩'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었다. 판매 제품을 연초형인 일반 담배에서 담배 연기 없는 비연소 제품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현재 양산공장은 테리아, 히츠 등 비연소 담배 외에 말보로, 팔리아멘트 등 일반 담배도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비중은 50대 50 정도다.


찌든 냄새 대신 멘톨향이…테리아 제조과정

경남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비연소 제품 테리아가 패커 과정을 거치는 모습. 품질을 검사하는 중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테리아 제조가 이뤄지는 3층 공정실 안은 찌든 담배 냄새 대신 시원한 멘톨향이 퍼졌다. 담뱃잎으로 만든 롤 형태의 반제품 '캐스트 리프'(Cast leaf)로 테리아 스틱을 만들면서 퍼지는 냄새였다. 테리아는 맛과 향, 시원함의 강도에 따라 스페셜제품군 4개, 후레쉬제품군 4개, 레귤러제품군 2개까지 총 10개로 나뉘어 생산된다.

스틱 제조 공정은 크게 ①원료를 가공하는 '프라이머리'(primary)②스틱을 만들고 패키징하는 '세컨더리'(secondary)로 나뉜다. 프라이머리 공정에서는 원재료인 담뱃잎을 분쇄하고 납작하게 가공해 캐스트 리프를 만든다. 이날 본 세컨더리 공정에서는 이 캐스트 리프를 스틱의 형태로 제작해 포장한다. 캐스트 리프를 '크림퍼'(Crimper)라는 장비에 넣어 촘촘하게 주름을 잡아 막대 형태로 가공한다. 이어 '컴바이너'(Combiner) 장비에서 이 막대에 필터를 조립해 스틱의 형태를 만든다.

스틱들은 약 2m 높이에 떠 있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하는데,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생산 효율성을 위해 스틱 2개를 붙여 놓은 형태로 제작하면 이를 절단하고 품질 검사를 거친 후 포장에 들어간다. '패커'(Packer)에서 스틱 20개씩 1팩으로, 10팩은 1보루로, 50보루는 1상자로 포장하고 나면 제품은 출고 가능해진다.

담배의 끝이 밀봉돼 있는 테리아는 잔여물이 남지 않아 전자담배 기기를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다. 담배를 기기에 꽂아 가열하는 부품인 블레이드 없이 스틱 내부에서 고르게 열을 가해 처음부터 끝까지 담배 맛이 균일한 것도 강점이다. 회사는 유해 물질도 적다고 주장한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테리아는 담배를 내부 중심부에서부터 태우지 않고 가열해 일반 연초 담배 대비 유해 물질 매출이 평균 95%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히츠 이어 테리아까지…양산공장, 생산 허브로

경남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비연소 제품 테리아가 포장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양산공장은 2018년 비연소 제품인 히츠를 아시아 최초 생산한 데 이어, 최근 테리아까지 본격 생산하면서 글로벌 수출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2017년 비연소 제품 생산설비 구축에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해외 수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췄다. 공장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제품 수는 300억 개비에 달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테리아 중 절반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 중이다.

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비전으로 삼아 연초 담배와 히츠 사용자를 테리아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다. 지아 아흐메드 카림 양산공장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5년에도 흡연자는 10억 명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환경에서 우리의 역할은 연초 담배보다 해롭지 않은 대체제를 찾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생산의 허브로 삼아 진출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카림 공장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걸 먼저 시도해보고 싶어 하는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하고 제품을 보는 기준도 높은 편"이라며 "한국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의 욕구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른 지역으로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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