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이 콘셉트?”…코스모폴리탄 화보 ‘범죄 미화’ 논란되자 사과

김가연 기자 2022. 11. 26. 14: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모폴리탄이 25일 공개한 화보/온라인커뮤니티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이 불법촬영 범죄를 연상케 하는 구도의 신발 화보를 공개했다가 “범죄를 미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코스모폴리탄은 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발 화보 4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너에게만 보여줄게. 올 겨울 슈즈 트렌드 4가지”라며 플랫폼 슈즈, 발레리나 슈즈, 웨스턴 부츠, 사이하이 부츠 등 4가지 제품을 소개했다.

문제가 된 건 화보를 찍은 구도였다. 모두 모델의 얼굴이나 상체가 잘 보이지 않도록 촬영됐는데, 한 사진에서는 스타킹을 벗는 여성의 모습을 화장실 문 아래로 훔쳐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다른 사진에는 계단 아래에 있는 사람이 앞서 올라가는 여성의 치마 속을 찍은 듯한 모습과 여성이 바지를 내리는 모습 등이 담겼다.

불법촬영 범죄를 떠오르게 하는 구도 탓에 사진이 공개된 직후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역겹다”, “불법촬영 범죄가 판치는데 그걸 소재로 화보를 찍었다니 믿을 수 없다”, “범죄 미화인가” 등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코스모폴리탄 측은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앞서 게시된 화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해 깊이 고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콘텐츠 기획‧제작에 있어 좀 더 고민하고 신중을 기하겠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잡지사 측이 사과문을 올린 뒤 비판여론은 오히려 거세졌다.

네티즌들은 코스모폴리탄이 사과를 하면서도 잘못한 점을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불법촬영은 범죄행위이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소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댓글로 “불법촬영은 범죄다. 잘못을 축소하지 말라”, “’불편했다니 미안하다’는 건 사과문이 아니다”, “범죄행위를 예술로 포장하지 말라” 등 비판을 이어갔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코스모폴리탄 측은 26일 두 번째 사과문을 게시했다.

코스모폴리탄은 “앞서 게시된 화보와 저희의 잘못을 제대로 통감하지 못한 사과글로 오히려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촬영범죄를 연상케 할 수 있는 화보를 숙고 없이 안이하게 기획하고 게시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한없는 부끄러움과 통렬한 반성,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질책과 비판들 모두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모든 콘텐츠가 생산되는 과정을 엄중하게 주시하는 시선과 태도를 견지하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