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키워 ‘메가’ 잡고 고급화로 ‘스벅’ 잡는다…판 흔드는 이 업체
판매가격은 3200원 그대로 유지
메가·컴포즈 등 저가 커피에 맞불
기존 점포 고급화·대형화도 추진
고급 브랜드 커피와 저가 대용량 커피 사이에서 최근 3~4년 사이 어중간한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최다매장(3000여개) 보유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가 반격에 나선다.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올리지 않고 용량을 키워 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대용량 저가 프랜차이즈 시장을 공략한다. 아메리카노 이외 다른 메뉴 가격은 소폭 올리는 대신 매장을 대형화·고급화시켜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고급 프랜차이즈 고객도 가져오겠다는 방침이다. 저가와 고가 커피시장을 동시에 노려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양수겸장’ 전략인 셈이다.
26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지난 23일부터 일부 직영점에서 샷을 추가하고 용량을 13oz(368㎖)에서 18oz(510㎖)로 늘린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기존 가격과 동일한 3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이달 말까지 테스트 기간을 거쳐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이르면 다음달부터 전 매장으로 아메리카노 사이즈업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통상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사이즈를 한 단계 키우면 400~500원의 추가 비용을 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커진 용량의 이디야 아메리카노를 기존 가격대로 구매해 마실 수 있으니, 사실상 할인을 받는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던 이디야커피가 돌연 아메리카노 가격을 사실상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무서울 정도로 성장세가 높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2014년 브랜드를 론칭한 컴포즈커피는 현재 매장수가 1720개에 달하고, 이보다 일년 늦게 창업한 메가커피의 경우 지난 9월 기준 이미 매장수가 2000개를 넘어섰다. 올 들어 경기침체 국면에서 저가 커피 수요가 커지면서 경기와 상관없이 이들 업체들의 매장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메가커피가 축구선수 손흥민을, 컴포즈커피는 인기 배우 정해인을 각각 모델로 기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디야 커피맛은 이미 여러 차례 평가에서 좋기로 인정을 받았다”면서 “검증된 커피 맛에 용량을 늘리면 저가 커피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이디야는 매장들을 점진적으로 대형화·고급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미 신규 점포들의 경우 3년 전부터 대형화를 추진해왔다. 현재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테이크아웃 위주의 저가 시장과 편하게 앉아 지인들과 이야기하거나 책이나 노트북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고가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 기존 이디야 매장들은 고급 프랜차이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장 규모가 작은 곳이 대부분이어서 매장 이용을 고려하는 고객들을 끌어오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최근 경영 전략과 관련해 지난 6월과 7월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석장 대표와 권익범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1988년부터 29년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근무한 숨은 실력자로 현대건설 전략기획사업부장과 현대스틸산업 대표이사,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권 대표는 LG백화점 전략기획팀장, LG유통 마케팅 총괄 상무, GS리테일 전략부문장 전무, GS리테일 MD 본부장을 거쳐 최근까지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최근 나타나는 이디야의 양수겸장 전략이 과연 시장에서 통할 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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