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그늘’…반세기 동안 철책에 막힌 태안 안흥진성 개방되나?

김창희 기자 2022. 11.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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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방산'이 주목받는 가운데 지역에 들어선 무기시험장으로 각종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충남 태안군이 "문화재라도 개방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26일 태안군은 최근 근흥면 정죽리 국방과학연구소 안흥 시험장 부지에 포함돼 일반인 접근이 차단된 안흥진성(국가 사적 제 560호) 개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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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안흥진성 위성사진. 태안군 제공.
. : 태안 안흥진성의 무너진 동문.
. : 안흥진성의 성벽이 붕괴된 모습.

선조 때 축성된 ‘안흥진성’ 조선 3대 수군 방어영 중 1곳

국방과학연구소 군사시설보호구역 묶여 일반인 접근 차단

성벽 균열 등 훼손 진행…郡 “동문 등 600m 프리존 설정해야”

태안=김창희 기자

최근 ‘K-방산’이 주목받는 가운데 지역에 들어선 무기시험장으로 각종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충남 태안군이 “문화재라도 개방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26일 태안군은 최근 근흥면 정죽리 국방과학연구소 안흥 시험장 부지에 포함돼 일반인 접근이 차단된 안흥진성(국가 사적 제 560호) 개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이달 들어 두 차례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센터 관계자를 만나 “최소한 안흥진성 동문 좌우 각 300m 등 600m를 프리존(free zone)으로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안흥진성은 1583년(선조 16년) 서해에서 한양 도성으로 이어지는 뱃길을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에 축성됐다. 제주, 영종도와 함께 조선 3대 수군 방어진지 중 1곳으로 꼽힐 만큼 중요한 국가 문화유산으로, 역사적 가치는 물론 태안반도 주변 서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경관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안흥진성 성벽 중 43%는 반세기 가까이 철책에 가로막혀 일반인 접근이 차단돼 있다. 1970년대 이곳에 국산 유도무기 등 ‘K-방산’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원형으로 이어진 전체 1798m 성벽 중 주 출입구인 동문과 주변 777m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특히, 폐쇄 구간은 제대로 문화재 관리가 되지 않아 성벽 균열과 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문 우측 등 성벽 곳곳이 무너져 있고, 배부름 현상이 나타난 곳도 상당수라는 것이 태안군의 설명이다.

태안군은 보호구역 해제를 통해 안흥진성 동문 일원을 전면 개방해줄 것을 국방부 등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국가 사적인 안흥진성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해 레이더 시설을 이전하고, 출입·관람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태안지역은 잦은 무기 실험에 따른 어업 통제로 어장이 형성돼도 출어를 하지 못하는 등 수십 년 째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K-방산이 꽃을 피워 수백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한다고 하지만, 태안 지역은 이중삼중의 규제로 피해만 입고 있다”며 “지역의 소중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인 안흥진성 만큼은 제대로 보존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동문 개방 시 안흥진성 성벽에 대한 상시적인 보수·정비를 추진, 역사·문화적 가치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훼손된 동문 복원을 위해 내년 보수 공사를 추진하고 용도구간 보수와 탐방로 조성을 위한 설계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가세로 군수는 “국방과학연구소 철책에 막혀 있는 안흥진성 동문 일원이 개방된다면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관광자원화로 지역발전 및 주민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며 “안흥진성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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