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11월이 남긴 명승부, 안양을 수놓은 김승기 더비 'SEASON 2'

김우석 2022. 11. 2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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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가 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캐롯은 우세를 지키지 못한 경기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3 에이닷 SKT 프로농구 고양 캐롯과 경기에서 접전 끝에 86-79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KGC는 4연승과 함께 12승 4패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고, 캐롯은 5패(9승)째를 당했지만 2위는 유지했다.

전반전 양 팀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KGC 출발이 좋았지만, 캐롯이 곧바로 공수에서 균형을 회복, 1쿼터 10분 동안 접전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문성곤이 3점슛 3방을 터트린 KGC가 25-23, 단 2점을 앞섰다. 캐롯은 전성현, 로슨 활약을 앞세워 균형을 잃지 않은 것에 만족할 수 있었다.

2쿼터는 도전과 응전이었다. 종료 2분 여를 남겨두고 균형이 깨졌다. 캐롯이 빠른 공격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45-38로 달아났다. KGC는 이때까지 백업 선수들을 주로 기용, 후반전에 대비하는 스쿼드를 가동했다. 캐롯이 결국 KGC를 공략하는데 성공, 11점을 앞설 수 있었다.

3쿼터, 캐롯이 완전히 달아나는 듯 했다. 로슨이 공격에서 미친 활약을 선보이며 점수차를 넓혀갔다. KGC는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중반을 넘어 변준형을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 변준형은 득점과 어시스트에 관여하며 KGC에 추격 흐름을 선물했다. 캐롯이 12점을 앞섰다. 흐름을 완전히 가져가진 못했다.

4쿼터, KGC가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변준형과 스펠맨이 공격을 주도했고, 양희종이 수비에서 투혼을 발휘, 어렵지 않게 역전에 성공한 후 리드를 유지하며 짜릿한 재 역전극을 완성했다. 캐롯은 다소 아쉬운 한 경기를 지나쳐야 했다.

명승부였다. 1,2위 팀 경기 다웠다. 치열한 지략 싸움이 있었다. 승부수도 내포되어 있었다.

캐롯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4번 포지션에 김진유를 스타팅으로 내세웠다. 적중했다. 이번 시즌 캐롯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 중인 김진유는 온 몸을 사리지 않고 오마리 스펠맨은 막아섰다.

4명의 가드와 디도릭 로슨이라는 꼬꼬마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23-25로 단 2점만 뒤지며 1쿼터를 정리했다. 120% 성공한 전략이었다. 이는 2쿼터 경기력 우위로 이어졌다. 주전 파워 포워드인 최현민을 계속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경기를 풀어갔고, 열정이 포함된 성공적인 수비를 빠른 공격 전환과 처리로 연결해 2쿼터에 무려 30점을 퍼부우며 53-42, 11점차 리드를 가져갔다.

김승기 감독이 고심 끝에 꺼낸 전략은 그렇게 적중했다. 적어도 3쿼터 중후반까지는 캐롯과 김승기표 대 KGC 전 작전은 그렇게 성공작으로 엔딩을 치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 KGC의 대반격에 밀려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게임은 잘했다. 한계점을 확인했다. 우리 선수들은 이런 경기(긴장감 가득한)를 해보지 않았다. 상대는 경험이 많다. 후반전에 어수선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했다. 이정현이나 한호빈 모두 마찬가지다. 역시 힘이 강하다.”고 전했다.

연이어 김 감독은 “다음에는 잡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 6번을 다져도 상관은 없다. 그래도 한 경기는 이겨야 한다. 선수들도 속상할 것이다. 다음 게임을 준비하자고 했다. 변칙 라인업은 분명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농구 감독을 하면서 아까운 경기 중 하나가 되었다.운영의 묘가 부족했다. 내가 무슨 명장인가 싶었다. 후회가 될 수도 있는 경기다.”라고 전했다.

한 편의 영화의 기승전을 캐롯이 이끌고 갔다면 결은 확실히 KGC의 몫이었다. 시작은 전의 후반부였다. 주연은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은 14분 27초를 뛰었다. 3쿼터부터 경기에 나섰다. 미션은 역시 ‘디펜스’였다. 힘을 불어 넣었다. 자신을 코트에 내던졌고,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 올렸다.  

양희종이 뛰자, 후배 선수들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솔선수범 그 자체였다. 파울 트러블에 걸린 문성곤이 왕성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연거푸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변준형은 공격을 담당하며 추격하는 득점을 연이어 만들었다. 인터뷰 실에서 자주 언급된 '양희종 효과'였다. 


그리고 4쿼터, 양희종은 상대 주포인 로슨을 맡았다. 열세로 보였다. 하지만 강한 집중력과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은 양희종은 로슨을 4쿼터 무득점으로 막아냈다. 신기에 가까운 수비력이 아닐 수 없었다. 3쿼터까지 AI 로봇처럼 정교한 움직임 속에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생산했던 로슨을 완벽히 차단해냈다.

이에 응답한 건 스펠맨과 변준형 그리고 박지훈이었다. 리그 최고 수비수 지원 속에 공격에서 힘을 낸 세 선수는 각각 10점, 7점, 4점을 만들면서 KGC에 역전을 선물했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영화 한편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한 때 20점차 리드를 내주었던 경기를 뒤집으며 1,800명 정도가 찾은 안양실내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초반에 상대 투맨 게임에 대해 수비가 아쉬웠다. 3쿼터 후반부터 수비에 변화를 주었다. 주효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감을 갖고 해준 것이 승인이다.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양희종이 로슨을 수비하면서 활력이 생겼다. 변준형이 공격은 해결해 주었다. 팀 워크가 좋았다. 역시 수비가 잘 되어야 공격도 잘 된다. 강한 수비를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연이어 김 감독은 ”초반에 체크 백만 신경을 썼다. 후반에는 변화를 가했다. 적중했다. 승부는 후반전이다. 역전시킨 경우가 많다. 식스맨들을 계속 기용한 이유다.“라고 전했다.

1,2위 팀의 경기, 11월 KBL 경기 중 가장 완성도 높은 한편의 드라마로 남은 경기였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던, 양 팀 벤치의 지략 대결과 선수들의 승리 열망이 결합되어 낳은 명승부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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