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빌라에서 10대 형제 사망, 부모는 뇌사···유서 발견돼
인천의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발견 당시 이들의 부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2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41분쯤 서구의 한 빌라에서 쓰러져 있는 A군 형제 등 일가족 4명을 A군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 교사가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이 교사는 “A군이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찾아갔다”라고 말했다.
A군은 지난 24일 현장 실습 업체에 ‘집안일이 있어서 나가기가 어렵다’며 유선 연락을 했으나 25일에는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등학교 1학년생 나이인 동생 B군은 지난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일가족은 모두 안방에 누워 있었다.
형제는 숨져있었고, 이들의 부모인 40대 부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다.
경찰은 형제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자필 유서를 발견했다.
이들 부부는 평소 별다른 직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다.
서구 관계자는 “전기·수도 요금 등을 장기간 연체하면 이상 징후로 보고 지자체가 따로 관리하는데 이 가족은 그 대상자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나는 성령의 종 다윗”···‘그루밍 성범죄’ 혐의 목사, 복종 교리 강요
- 이준석 “검찰 인사, 마지막 몸부림···T(탄핵) 익스프레스”
- [종합]“팬들에 돈달라 하겠냐” 길건·홍진경도 분노···끊이질 않는 사칭범죄
- 안철수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않고 ‘그냥 받겠다’는 게 정정당당한 태도”
- ‘부처님 깜놀하겠네’···내일 천둥·번개·돌풍·싸락우박 온다
- 사측이 “조수빈 앉혀라”…제작진 거부하자 KBS ‘역사저널 그날’도 폐지 위기
- 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사전 조율 여부엔 “말 않겠다”
-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
- 늙으면 왜, 다들 손만 잡고 잔다고 생각할까
- “태국 파타야 한인 살인사건 용의자, 캄보디아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