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리 경쟁’ 경고에 눈치보는 은행권…예적금 금리 피크인가

민나리 2022. 11.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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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았음에도 은행권에선 수신금리(예·적금 금리) 인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당일 금융당국에서 은행에 별도로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국이 이런 입장인데 어느 은행이 나서서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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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은 ‘베이비스텝’에도
은행, 예적금 금리 인상 ‘주춤’
예태크족 “금리 피크일지도” 우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밟았음에도 은행권에선 수신금리(예·적금 금리) 인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이 재차 금융권의 수신금리 과당 경쟁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금융 소비자들로부터 연내 예적금 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11월 넷째 주 마지막 영업일인 전날까지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꾸준히 수신금리를 인상해 온 은행들이지만 이번엔 쉽사리 안을 발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당일 금융당국에서 은행에 별도로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국이 이런 입장인데 어느 은행이 나서서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에 이어 25일에도 금리 인상 경계령을 내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간부들과 가진 ‘금융시장 현황 점검회의’에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24일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에 따른 역머니무브(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도 지시했다.

당국의 이러한 제재는 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대폭 인상하자 대출 금리가 오르고,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6차례 오르면서 지난해 말 기준 1%대였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까지 올랐다.

지난 1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 5466억원으로 지난달 말 잔액인 808조 2276억원에서 2주 새 13조 319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1금융권으로 돈이 몰리면 금리 경쟁력을 잃은 2금융권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채권 시장 경색과 함께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들 또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수신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대출 금리 인상도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에는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조달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은행권 내부에선 현재 상단이 7% 후반대로 8%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가 연내 8%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지금이 고점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에 연말까지 정기예금 가입을 미뤄왔던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달 중순 최고 연 5.3%까지 올랐던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대 후반으로 내려간 상태이며, 하나은행만 연 5%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금통위 이후 예금 금리가 오를 걸 대비해 수시입출금 통장 등에 자금을 묶어 놨던 소비자들 입장에선 내년 초를 대비해 짧은 기간 예치할 수 있는 예금 상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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