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공개... 후계자는 누구?

김세로 2022. 11. 2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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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지난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이 나타났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 정보당국은 이 어린이가 둘째 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험한 미사일 발사 현장에 어린 딸을 데리고 나타난 이유가 궁금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미사일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후계 구도를 시사한 거다,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김세로 기자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조선중앙TV] "발사 준비 끝, 전략 무력의 절대적 힘을 또다시 과시하게 될 역사의 시각은 도래했습니다."

지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호 발사 현장.

김정은 위원장이 딸의 손을 잡고 나타났습니다.

[조선중앙TV]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북한 방송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높여 부른 여자 어린이.

하늘을 향해 발사준비를 마친 초대형 미사일 앞을 김 위원장과 함께 대화하며 걷습니다.

미사일의 이동과 발사의 전 과정, 미사일 발사 책임자들에게 지시를 내릴 때도, 심지어 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시계를 손에 쥐고 지휘 테이블 곁에 서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발사 상황을 모니터할 때까지 딸과 함께 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 소녀가 둘째 딸 '김주애'인걸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2009년 리설주와 결혼한 김 위원장 부부는 세 명의 자녀를 낳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2012년말에서 13년 초 사이에 태어난 김주애 위로는 2010년생 오빠가, 아래로는 2017년생 동생이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분석입니다.

[유상범/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발사할 때 같이 온 딸은 둘째 딸 김주애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확인을 해줬어요."

김주애라는 이름은 2013년 방북한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으로부터 직접 들어왔습니다.

키가 김위원장의 어깨를 넘어설 정도로 또래에 비해 큰데, 키가 크고 체격이 있다는 국정원의 기존 정보와 일치합니다.

그렇다면 아직 열살밖에 안 된 둘째 딸을, 그것도 미사일 발사장에서 공개한 이유는 뭘까?

# 후계자 가능성?

일부 전문가는 김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 후보군으로 삼고, 이를 대내외에 공개했다고 분석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ICBM 시험 발사한 날을 사변적인 날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을 참관하고 또 ICBM 가까이까지 갔던 것은 즉흥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요. 바로 김주애가 김정은의 핵무력 강화 노선을 승계할 인물이라는 거, 후계자라는 걸 간접적으로.."

이미 3대째 세습을 한 북한에서 김위원장의 자녀 중 하나를 후계자로 지명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후계자 자격으로 화면에 공개된 것은 20대 때인 2010년 9월이었지만 북한의 문헌들은 그가 어린 나이부터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했고 10대 때 이미 후계수업을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린 둘째 딸을 콕찍어 공개한 것도 일찌감치 후계 수업을 시작하거나, 후계 구도와 관련한 억측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심산이라는 겁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김주애가 노동신문 2~3면에 얼굴이 나오고 김정은의 딸로 공개된 이상 평범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가 없습니다. 특별한 존재로서 자랄 수밖에 없고,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김주애를 의식할 것이기 때문에.."

# 큰 아들이 후계자?

진짜 후계자가 될 첫째 아들은 감추고 다른 목적으로 둘째 딸을 대동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후계와 직접 연관된 인물은 노출시키면 안 되죠. 김정은의 이미지라든가 또 김정은의 가계가 갖고 있는 결속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선전, 프로파간다적 측면이 오히려 둘째한테 굉장히 강하게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후계체제를 공론화하기에는 이른 만큼, 후계구도보다는 미사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거나 관심을 돌리려는 목적, 김씨 일가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등의 의도로 기획됐다는 겁니다.

일단 공개석상에 등장한만큼 둘째 딸 김주애는 과거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처럼 각종 행사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핵-미사일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

미사일 발사 이틀 뒤 노동신문 해설기사입니다.

핵-미사일은 더 이상 어린이들이 폭격에 어머니를 잃고 울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대세력에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딸과 아내를 대동하고 나왔다고 주장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 후대들의 웃음과 꿈을 위해 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도 썼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정론을 5천자짜리를 노동신문에 실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북한이 핵을 긍정의 담론으로 바꿨습니다. '핵을 보유해야 다음 세대를 전쟁을 모르고 맑고 푸른 하늘 아래서 살게 할 수 있다'는 그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딸과 아내를 위험한 미사일 발사장에 대동한 것은 역으로 무기 체계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화성 17형이라는 전략무기 체계에 대한 상당한 신뢰성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정상 비행을 못하고 실패했다면 딸을 데리고 나가도 공개를 안 했을 가능성이 있죠."

여러 사거리의 미사일로 한국, 미국, 일본을 위협하고 정세를 악화시키면서 그 위험한 무기가 아이들의 미래와 웃음을 지켜준다고 주장하는 북한.

동시에 현대사 초유의 4대 세습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김세로 입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30714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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