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철 “첫 사극 ‘올빼미’ 영광...두렵고 설레”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 개봉 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성철은 “본래 17~19세기에 대한, 아니 아주 먼 과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기술 발전 이전의, 하나 하나가 다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사극 연기는 처음이지만 그래서 그 도전이 더 설?다. 두렵기도 했지만 정말 욕심이 났다”며 수줍게 웃었다.
“저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말투와 제스처, 걸음걸이를 굉장히 중요시 해요. 사극의 경우는 특히나 이 세가지 모두 평소에 쓰던 것과 달라 고민이 많았죠. 다행히 ‘올빼미‘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라 상대적으로 문어체가 많이 나오질 않아서, (부담감에 비해) 제가 적절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았어요. 정통 사극을 하게 된다면, 그땐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담은 스릴러 사극.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로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왕의 남자‘(2005) 조감독이었던 안태진 감독의 첫 상업 장편이기도 하다.
“그동안 소현세자만 다룬 영화는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스핀오프를 원한다고 하셔서, 물론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지만, 반응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해요. ‘비운의 왕세자’라는 호칭을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고, ‘이 사람이 왕이 됐어야 하는데’하는 안타까움을 느꼈으면 했어요. 어진 왕이 될법한 재목을 가진 세자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전해진 것 같아 좋습니다.”
“신스틸러라는 말을 안 좋아한다”는 그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크게 욕심 안 냈다.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였다. 적재적소에 적당한 역할로 존재했다. 신스틸러가 돋보였다고 하면 방해되는 느낌이 든다. 신스틸러는 저에게 너무 과분하다”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다.
“예전엔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해서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작품에서는 욕심을 안 내고 내려놨어요. 실존 인물 연기를 항상 갈망해왔고, 그랬던 만큼 잘해내고 싶은 도전이었고요. 과하지 않게, 작품 전체와 잘 어우러지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제게 먼저 다가와 주시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농담도 해주셨다. 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바로 문자 드렸다. 전화하셔서 좋다고 하셨다. ‘‘올빼미’ 홍보인지, 김성철 홍보인지. 너 홍보만 하다 왔다‘고 하셨다. 존경하는 배우가 칭찬해주면 잘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뻐했다.
류준열에 대해서도 “너무 편하고 좋았다. 목소리가 일단 정말 좋아 듣고 있는데 저절로 몰입이 됐다”며 “등돌아 누워 숨소리, 목소리만 들어도 ‘이 사람이 긴장하고 있구나’를 느꼈다. 굉장히 디테일이 탁월했꼬 그 호흡에 자극을 받았다. 두 인물의 관계처럼, 실제로 더 품어주고 싶고 안쓰러웠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벌써 데뷔 10년 차를 앞두고 있다. 그는 “참 열심히 살았다. 재밌고 뜻깊은 10년이었다”며 “시간이 점점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늘 후회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제 삶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을 찾아 나가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구상은 잘 안하는 편이에요. 10년 뒤 어떨까보단, 오늘 저녁 혹은 내일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죠.(웃음) 더 오랜 경력이 쌓였을 땐, 시야가 더 넓어지고 포용하는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단순히 시간의 흐름보단 그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가 더 중요한 만큼 평생 공부하고,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고 싶어요. 좋은 배우 그리고 좋은 사람이고 싶어요.”
‘올빼미’는 지난 23일 개봉,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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