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잡고 압사 예방까지…카타르 월드컵 컨트롤타워는 AI

허재경 2022. 11.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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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세계 최강’ 미국, 깊어지는 우크라戰 고민…왜? 
 [아로마뉴스(22)]11.21~25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카타르 AI, 그라운드 ‘포청천’에 안전 도우미 역할도 ‘척척’

지난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으로 열렸던 카타르와 에콰도르 경기에서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33)가 전반 3분 만에 골을 성공시켰지만 이내 인공지능(AI)이 가미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에 의해 오프사이드 반칙과 함께 노골로 선언됐다. MBC 화면 캡처

지난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현지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 개최국인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 경기에선 이른 시간부터 골 네트가 흔들렸다. 전반 3분,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33)가 카타르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벌어진 혼전 중에 배송된 공을 머리로 마무리한 것. 이번 월드컵의 첫 골로 확신한 발렌시아는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카타르 골망이 흔들린 지 2분 10초 만에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에 의해 판정이 뒤집히면서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SAOT는 기존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에 인공지능(AI)까지 더해진 기술로, 정확도와 판독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SAOT 분석 결과, 당시 장면에선 에콰도르 공격수인 마이클 에스트라다(26)의 발이 카타르의 최후방 수비수였던 압둘카림 하산(29)보다 골대 방향에서 반발가량 앞섰던 상황으로 감지됐다. 3차원(3D) 그래픽 영상으로 재생된 이 장면은 전 세계 TV 중계화면에도 빠르게 전파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팔과 손을 제외한 다른 신체 부위가 상대팀의 최후방 수비수보다 골대에 더 가까이 위치할 경우,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처리된다. 결국, 이번 월드컵의 첫 골로 기록될 뻔했던 발렌시아 득점도 2분여 만에 지워졌다.

이날 에콰도르는 카타르를 2대 0으로 제압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SAOT에 더 쏠렸다. SAOT의 존재감은 지난 22일 열렸던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에서도 확인됐다. 영원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로 패하면서 월드컵 초반부터 최대 이변으로 기록된 이날 경기에서도 SAOT는 중요한 순간마다 오프사이드 반칙을 잡아냈다. 실제 이날 나왔던 10번의 아르헨티나 오프사이드에서 3번은 ‘노골’로 선언됐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AI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라운드 내에선 엄격한 ‘포청천’으로, 경기장 주변에선 특급 안전 도우미로 나서면서다.

최근 아랍권 방송사인 알자지라에 따르면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에 대비해 AI 시스템과 함께 ‘아스파이어 중앙통제센터’를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월드컵 방문 기간 동안, 120만 명 이상의 관람객 방문이 예상되면서 카타르 수도인 도하 주변에 집중된 8개의 모든 경기장 내 설치된 2만2,000여 개 카메라를 AI가 밀착 마크 중이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한 조치다. 예컨대 이곳에 배치된 AI는 관중들의 밀집 규모 등을 파악, 일정 수준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엔 주변의 안전요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현장 내 최소한의 안전 이동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는 축구경기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염두에 둔 매뉴얼이다. 실제 앞선 지난 5월 프랑스에선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관람을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로 큰 혼잡이 발생, 경찰들의 최루탄 가스 살포 진압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양팀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도 지연됐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선 홈팀 패배에 흥분한 3,000여 명의 관중이 한꺼번에 경기장에 난입해 125명의 압사 사망자가 발생했다. 통제센터 관계자는 “이곳에서 제공된 정보는 적은 (안전)요원 등에게도 만약의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며 “센터 내엔 군중들의 모임과 관련해 예측팀과 제어팀이 있고 (경기장 내) 현장에 보안요원들도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우크라이나 드론 지원 요청받았지만...확전 가능성에 기술 유출 염려도

세계 최대 드론 강국인 미국에서 핵심 전력으로 꼽힌 제너럴아토믹스사의 그레이 이글은 중고도 무인기로, 약 8㎞ 거리의 전차 공격이 가능한 헬파이어 미사일 4발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인 바이퍼 스트라이크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또한 최대 30시간 동안 최고 시속 280㎞로 비행이 가능하다. 제너럴아토믹스 홈페이지

“무인 정찰 공격기인 ’그레이 이글(MQ-1C)’을 지원하면 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압박에 가까웠다. 이미 우군을 자처한 마당에 소극적인 태도보단 적극적인 지원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의 무인항공기(드론) 접전 상황도 고려된 듯했다. 미국 상원 여야 의원들이 지난 2월,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현재까지 치열하게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며 조 바이든 정부에 제출한 서한의 주요 내용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초당파 상원의원 그룹인 민주·공화 양당 소속의 상원의원 16명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그레이 이글을 제공하면 우크라이나군의 살상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에 서명한 의원들을 살펴보면 상원에선 공화당 소속의 조니 언스트(아이오와)·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인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마크 켈리(애리조나) 의원 등이 포함됐다. 상원 군사위원장을 지낸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도 포함됐다.

양당 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적시에 효과적인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의 군용 드론 지원을 거부한 데 따른 항의성으로 읽혔다. 미 의회는 지난 9월에도 자국 정부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드론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미 의회의 이런 행보는 현재 전선의 급박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21일 미 CNN에 따르면 러시아 지역 내 생산에 필요한 이란제 드론의 설계도와 부품 이전 등이 시작됐다. CNN은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에서 이르면 몇 개월 내 수천 대의 공격형 드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선 19일 “러시아와 이란이 이달 초 자폭 드론의 러시아 내 생산을 위한 기술 이전 협정에 체결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란은 일각에서 제기한 자국산 자폭 드론의 러시아 제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소량의 드론 제공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이란은 정부 주도하에 20년 이상, 별도의 드론 전투부대를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제 드론이 러시아군에 본격적으로 합류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는 더 격화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드론 지원을 요청받은 바이든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첨단 그레이 이글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경우 야기될 파장 탓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그레이 이글을 러시아의 심장부에 투입한다면 양국 간 대규모 확전은 불가피하다. 최신 기술의 유출 가능성도 걸림돌이다. CNN 등이 “그레이 이글이 격추된다면 첨단 기술이 도난당할 염려가 있다”고 우려한 배경이다. 이에 미 국방부에선 그레이 이글의 주요 기술은 제외한 상태로 우크라이나에 이전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제조업체인 제너럴아토믹스에서 설계한 그레이 이글은 세계 최대 드론 강국인 미국에서도 핵심 전력이다. 길이 8m에, 날개 폭 17m의 중고도 무인기인 그레이이 이글은 30시간 이상 최고 시속 280㎞로 비행이 가능하다. 약 8㎞ 거리의 전차 공격이 가능한 헬파이어 미사일 4발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인 바이퍼 스트라이크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자동 이착륙 시스템으로 반복 사용 또한 무난하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인명 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러시아와 전쟁으로 437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8,3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한규민 디자이너

허재경 이슈365팀장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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