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시장 6년 만에 열리나… 한한령 해제 기대감 ‘솔솔’

이소연 기자 2022. 11. 26.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한·중 정상회담 계기로
한한령 완화 조짐 보이는 콘텐츠 업계
한국 최대 게임 수출국은 중국
판호 발급 다시 열리면 높은 매출 기대
넷마블 '스톤에이지' IP. /넷마블 제공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가동된 지 6년 만에 해제 조짐이 보이자 중국 진출길이 막혔던 게임업계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린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한령이 일부 해제되자 게임업계에서도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2일 대통령실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성사된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한국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OTT 텅쉰스핀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이 상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6년간 중국에서 수입이 금지됐던 한국 영화 서비스가 정상회담에서의 문화적 교류 논의 끝에 개시된 것이다.

앞서 중국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이후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한국 게임 등 콘텐츠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을 실시해 왔다.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사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발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힌 상태였다.

2017년 한한령 실시 이후 지난 10월까지 약 6년간 국내 게임에 발급된 판호는 4건에 불과했다. 2016년까지 매년 수십 개의 국내 게임이 판호를 획득하면서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등 국내 게임은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한령 이후 현지 진출이 갑작스럽게 멈췄던 것이다.

다만 지난 17일 넷마블의 게임 ‘스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개발 중인 중국 모바일 게임이 신규 서비스 허가 판호를 발급받으면서 업계에선 보복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었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한령이 실제 완화되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실적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게임업계에 중국은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주요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통해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게임을 가장 많이 수입했던 국가다”라며 “2017년 3월부터 2020년 12월 전까지 한국 게임은 신규 판호를 받지 못했지만, 이미 진출한 게임들의 인기 덕분에 여전히 중국은 제일 큰 게임 수출 시장이다”라고 했다. 2020년 기준 국내 게임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이 35.3%로 동남아시아(19.8%), 북미(11.2%), 유럽(8.3%) 등과 비교해도 확연히 크다. 게임업계가 한한령 완화 소식에 높은 기대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7일 지스타 2022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관람객이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게임사의 신작 개발 전략 역시 바뀔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국내 게임사는 한동안 한국 게임의 신규 진입이 중국에서 허락되지 않자 서구권 시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북미 게임 이용자 등이 즐기는 콘솔 게임 신작 개발에 열중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의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국내 게임사는 콘솔 등 새로운 게임 개발이 ‘어려운 길’임에도 중국 시장이 막혀 장기적으로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새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넥슨이 사상 최초로 콘솔 게임 시연을 선보이고, 그간 PC와 모바일 게임 개발에 열중했던 엔씨소프트가 ‘LLL’ 등 콘솔 게임을 개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중국의 경우 북미 등 서구권과 비교했을 때 콘솔 게임 이용률이 높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의 비중은 4.1%에 불과했다. 아직 중국도 한국처럼 PC와 모바일 게임이 지배적이라는 뜻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포기하고 경험이 부족한 콘솔게임 등에 매달려야 했던 게임업계에 다시 익숙한 중국 시장이 열린다면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 한한령 해제 여부에 따라 게임업계의 실적은 물론 미래 전략도 달라질 것이다”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