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냉소하지 않고 더 찬찬히 깊이 들여다볼게요”

이영관 기자 2022. 11. 2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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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동인문학상 시상식 ‘완벽한 생애’ 소설가 조해진
“좋은 소설 쓰는 사람으로 남은 생애도 그렇게 살아가겠다”
25일 서울 조선일보사에서 열린 제53회 동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심사위원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소설가 구효서, 문학평론가 정과리, 소설가 조해진(수상자), 김인숙, 이승우, 문학평론가 김동식. /오종찬 기자

“함부로 냉소하지 않고 더 찬찬히, 깊이 들여다보며 소설을 써나가겠습니다. 좋은 소설 쓰는 사람, 남은 생애도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25일 서울 조선일보 편집동에서 열린 제53회 동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조해진(46)씨가 수상 소감을 말했다. 수상작인 장편소설 ‘완벽한 생애’는 시대의 아픔을 겪고 삶의 터전에서 도망친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조씨는 “저는 소설에 시대를, 소외된 사람들을, 윤리적 고민을 하는 인간 군상을 담아 왔습니다. 제가 동인문학상을 받게 된 것은 이 시대에 ‘완벽한 생애’ 같은 소설이 필요하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시대가 필요로 하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며 “모든 응원과 지지를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고 말했다.

조해진은 2004년 등단해 장편소설 6권, 단편소설집 4권을 내며 몇 차례 동인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조씨는 “2009년 동인문학상 독회에서 제 첫 소설집을 검토했다는 기사를 폴란드에서 봤습니다.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며 “책이 출간될 때마다 동인문학상은 꾸준히 제 작품을 호명해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늘 기사를 자세히 읽었고, 맨 처음 심사 대상이 되었을 때처럼 힘을 얻곤 했습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인 정과리 문학평론가는 “작가는 가난, 정치적 자유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기웃거리게 하면서도 그것들을 그 문제들의 최종적 블랙홀인 고독과 허무의 극복이라는 문제에 집중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해진의 인물들은 정신적 교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허무의 격랑을 더불어 헤쳐 나갈 작은 배들을 띄웁니다. 완벽한 생애를 이루기 위해 그 배에 어서 승선하시길 바랍니다.”

축사를 맡은 시인 김민정(46)씨는 “조해진씨가 18년 전 잡지 ‘문예중앙’으로 등단을 했는데, 그때 제가 그 잡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라며 “그동안 조해진의 수많은 소설들을 읽으며 감탄했고, 동인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기도 했습니다”고 말했다.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수상작을 읽으며 저는 자주 울었습니다. 제가 안팎으로 힘든 시절을 통과하고 있던 때, 제 불안정성을 사랑하도록 만들어 준 책입니다.”

수상자는 상패와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동인문학상 심사위원 정과리·구효서·이승우·김인숙·김동식씨, 김동인의 차남인 김광명 한양대 명예교수,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주간, 창비 전성이 문학출판부장, 조선일보사 방상훈 사장, 홍준호 발행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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