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작년보다 빠르다… 두달 새 7개 시·도로 번져

나주/조홍복 기자 2022. 11. 26.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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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오리 170만마리 살처분
작년 같은 기간엔 2개 시·도 발생
주요 철새 도래지서도 검출 ‘비상’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한 닭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전남 나주시 공산면 한 육용(肉用) 오리농장 앞 500m 지점. 나주축산농협 소속 가축질병방역용 소독차 1대가 길목을 막고 있었다. 방역 요원은 “일반 차량은 더 이상 진입할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했다. 농장 방면으로 250m 떨어진 곳에는 방역 초소가 있었다. 이 농장 오리 시료에서는 지난 22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오리 7만9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3년째 오리를 키우는 농장주 박모(39)씨는 AI 감염 피해를 처음 겪었다고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5일 뒤 출하를 앞둔 오리들을 모두 살처분하는 바람에 박씨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은 농장 반경 10㎞ 내 52개 오리농장에 대해 새로운 새끼 오리 반입을 금지했다. 나주 반남면에서 오리를 키우는 전영옥(57)씨는 “나주는 전국 최대 오리 생산지라 AI 발생에 예민하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조기에 발생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확산 속도도 빠르고 지역은 광범위하다. 지난달 첫 발생 후 전국에서 닭·오리 등 170여 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농가뿐 아니라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를 찾아온 야생 조류에게서도 AI가 속출해 방역 당국이 비상이다.

25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 종오리(번식용 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산란계 농장까지 40일간 모두 20건의 고병원성 AI가 가금 농가에서 확인됐다. 충북 9건, 경기 4건, 경북·전남 2건, 강원·전북·충남이 각 1건씩이다. 중수본 측은 AI로 전국 가금 농가에서 닭과 오리 약 123만 3000마리, 메추리 약 49만8000마리 등 170여 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올해 AI는 예년과 비교해 확산 속도도 빠르고 범위도 넓다. 중수본에 따르면 작년 10월 1일~11월 22일 기간 동안 가금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건수는 2개 시·도 8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7개 시·도 19건이다.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를 찾아온 야생 조류에게서 잇따라 AI가 검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가금 농가로 전파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찾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에는 곳곳에 ‘전면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루 평균 3000여 명이 방문하는 철새 도래지이지만 지난 2일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후 탐방로가 폐쇄됐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태화강변 야생 조류에게서도 지난 15일 AI가 검출됐다. 울산에서 AI가 검출된 것은 5년 만이다. 야생 조류 AI는 지난달 10일 충남 천안시 봉강천 야생 조류에서 처음 검출된 이후 24일까지 47건이 확인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 15건과 비교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수본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AI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내달 23일까지 4주간 전국 가금 농장 일제 집중 소독 기간을 운영하고 고위험 지역에 특별 방역단을 파견해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나주=조홍복 기자, 창원=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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