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무심결에 ‘OO’을 지나친다…이유 없이 찾아오는 ‘공황장애’

임태균 2022. 11. 2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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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방문 환자, 4년간 52.6%↑…젊은 층 늘어

클립아트코리아


숨이 잘 안 쉬어지거나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현상을 겪은 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공황발작이라 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고백으로 ‘공황장애’나 ‘공황발작’은 대중에게 익숙한 용어지만 우리는 무심결에 공황을 지나친다.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 정신적 문제로 몸의 증상을 경험했다면 이미 공황이 다녀간 셈이란 말도 있다. 공황장애는 어떤 질환일까.

◆갑자기 기절할 같은 느낌이 찾아온다면=공황발작이 시작되면 뚜렷한 이유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인다. 어지러움,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메슥거림, 손이나 몸이 떨리고 심장 박동도 올라가는 등 다양한 신체 증상도 동반한다.

공황발작은 본래 외부의 위협에 반응하기 위한 뇌의 정상적인 작용이다.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이다. 그러나 공황장애 환자들은 특별히 위협을 느낄 상황이 아닌데도 신체의 경보 체계 오작동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공황발작이 어쩌다 한두번이 아니라 일상을 방해할 정도로 자주 찾아온다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발작이 나타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심장마비, 호흡정지, 뇌출혈 등 심각한 질환으로 오인해 반복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관련 검사를 받지만 뚜렷한 신체적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황발작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 발작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기불안,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이 갑갑한 환경을 회피하는 증상을 보인다면 공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황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심리적, 생물학적 요인이 모두 작용해 발병할 수 있다. 불안 민감도가 높거나 성장하며 반복되는 외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공황장애를 앓을 확률이 높다. 대다수의 공황장애 환자들은 발병 전 업무나 대인관계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허휴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리 몸 안에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교감신경계는 우리가 긴장하는 상황에서 활성화되는데,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몸의 긴장반응이 순식간에 극심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그 중 하나가 공황발작”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공황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모두 22만1131명으로 하루 평균 6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4만4943명에서 4년간 52.6% 늘어난 수치다. 평생유병률은 1~4%로 정신질환 가운데 높은 편에 속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백명재 교수는 “젊은 공황장애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공황 증상은 몸이 나빠진 신호가 아닌, 이렇게 살면 나중에 실제 몸이 나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알람’으로 인식하고 몸과 마음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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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공황장애 진단을 받게 되면 보통 SSRI(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차단제)나 벤조디아제핀 계열 항불안제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대개 한 달 이내에 전반적인 증상이 호전되지만, 증상조절과 재발 방지를 위해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한다.

약물치료 외에 인지행동치료도 병행된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들이 공황발작과 관련한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지적·행동적 전략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공황발작으로 인해 두려워했던 상황이나 장소에 점진적으로 부딪쳐나가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에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도 권유된다. 공황장애 환자 절반 정도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휴정 교수는 “매일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그 외 선호하는 운동을 챙겨하면 머릿속을 떠도는 부정적인 생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허 교수는 명상을 권장한다. 그는 “현재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차분히 관찰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면 이미 지나가 버려 바꿀 수 없는 과거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마음을 두지 않고도 훨씬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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