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1번지 강남서 3년 보고 듣고 직접 해봤다[책의 향기/뒷날개]
손민규 예스24 인문MD 2022. 11.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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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쌍꺼풀 수술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
부제가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인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성형수술이란 무엇인가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성형수술을 받고 싶다면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할 것.' '성형수술을 받은 이들의 의견이 좀 더 사회적으로 반영될 것.' 특히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책이 첫 발걸음이 돼 그간 금기로 여겨졌던 성형수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공론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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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임소연 지음/243쪽·1만5000원·돌베개
연예인의 쌍꺼풀 수술이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 주변에도 이미 시술을 받은 이들이 꽤 있다. 나도 성형수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최근 한 지인을 만났다.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까진 아닌 사이. 예전과 다른 눈 모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을 가득 담아 “멋집니다. 쌍꺼풀 수술하셨죠?”라고 말을 건넸다. 순간 사이가 어색해졌다. 내 말이 상처를 준 것이다. 예전보다 덜해졌다고 해도 성형을 언급하는 게 금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전히 연예인에게 성형 의혹을 제기하고, 또 수술 받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부제가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인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성형수술이란 무엇인가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저자 이력이 독특하다. 서울대에서 과학기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성형수술을 연구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3년 동안 일했다고 한다. 관찰자에 그치지 않으려고 본인도 직접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간 성형수술 관련 책은 거의 의사가 썼는데, 수술 받은 당사자가 쓴 책이란 점이 가치가 있다. 하긴 외국인들도 성형 여행을 오는 ‘성형수술 선진국’ 한국에서 지금까지 이런 책을 거의 마주하기 어려웠다는 게 오히려 의외긴 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일하며 관찰한 의사와 간호사, 환자, 병원에 관한 묘사가 하나라면, 나머지는 성형수술을 받은 당사자로서 정리한 기록이다. 책에 묘사된 의사들은 의료 사고와 소송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할 정도로 컸다. 게다가 다른 병원과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했다. 성형외과는 고유한 해부학적 영역이 없어 다른 외과로부터 공격받기 좋은 약점을 지녔다고 한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성형 업계의 이면이다.
전반부가 병원을 조망한 관찰자 시선이라면, 후반부에선 저자가 시술 뒤 회복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불안을 주로 묘사한다. 그는 수술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턱이 떨어져나가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그만큼 수술의 경험은 힘들고 강렬했다.
고생했겠지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할 만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성형수술 한 번 한다고 연예인급 외모를 갖출 순 없다. 저자는 “성형수술의 결과는 대개 성공과 실패 사이 다양한 스펙트럼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며 두 가지를 당부한다. ‘성형수술을 받고 싶다면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할 것.’ ‘성형수술을 받은 이들의 의견이 좀 더 사회적으로 반영될 것.’ 특히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책이 첫 발걸음이 돼 그간 금기로 여겨졌던 성형수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공론화되길 기대한다.
최근 한 지인을 만났다.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까진 아닌 사이. 예전과 다른 눈 모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을 가득 담아 “멋집니다. 쌍꺼풀 수술하셨죠?”라고 말을 건넸다. 순간 사이가 어색해졌다. 내 말이 상처를 준 것이다. 예전보다 덜해졌다고 해도 성형을 언급하는 게 금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전히 연예인에게 성형 의혹을 제기하고, 또 수술 받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부제가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인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성형수술이란 무엇인가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저자 이력이 독특하다. 서울대에서 과학기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성형수술을 연구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3년 동안 일했다고 한다. 관찰자에 그치지 않으려고 본인도 직접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간 성형수술 관련 책은 거의 의사가 썼는데, 수술 받은 당사자가 쓴 책이란 점이 가치가 있다. 하긴 외국인들도 성형 여행을 오는 ‘성형수술 선진국’ 한국에서 지금까지 이런 책을 거의 마주하기 어려웠다는 게 오히려 의외긴 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일하며 관찰한 의사와 간호사, 환자, 병원에 관한 묘사가 하나라면, 나머지는 성형수술을 받은 당사자로서 정리한 기록이다. 책에 묘사된 의사들은 의료 사고와 소송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할 정도로 컸다. 게다가 다른 병원과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했다. 성형외과는 고유한 해부학적 영역이 없어 다른 외과로부터 공격받기 좋은 약점을 지녔다고 한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성형 업계의 이면이다.
전반부가 병원을 조망한 관찰자 시선이라면, 후반부에선 저자가 시술 뒤 회복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불안을 주로 묘사한다. 그는 수술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턱이 떨어져나가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그만큼 수술의 경험은 힘들고 강렬했다.
고생했겠지만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할 만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성형수술 한 번 한다고 연예인급 외모를 갖출 순 없다. 저자는 “성형수술의 결과는 대개 성공과 실패 사이 다양한 스펙트럼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며 두 가지를 당부한다. ‘성형수술을 받고 싶다면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할 것.’ ‘성형수술을 받은 이들의 의견이 좀 더 사회적으로 반영될 것.’ 특히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책이 첫 발걸음이 돼 그간 금기로 여겨졌던 성형수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공론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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