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결심' 박찬욱x박해일 청룡 싹쓸이..탕웨이 첫 해외 여우주연상 [종합]
[OSEN=박소영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모두 가져갔다.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제43회 ‘청룡영화상’이 진행됐다. 김혜수와 유연석이 MC로 나선 이날 행사에서 최다 노미네이트 된 ‘헤어질 결심’이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해외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배우들이 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영광”이라는 소감을 대신 전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박해일과 탕웨이는 나란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해일은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다. 제가 장해준 역을 맡겨 주시며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신 박찬욱 감독님, 대사 매력적으로 써주신 정서경 작가님 감사하다. 서래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준 탕웨이 너무 감사하다. 같이 연기 해보고 싶었던 이정현 배우 너무 좋았다. 형사팀 재밌게 꾸려가며 멋진 경험하게 해준 고경표 김신영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탕웨이도 “이거 너무 좋아요. 청룡영화상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헤어질 결심’ 대본을 들어올린 뒤 “대본 써주신 정서경 작가님 감사하다. 시나리오 완성해 준 모든 분들 감사하다. 상영 도와주신 분들 감사하다. 극장 와서 봐주신 관객 한 분 한 분께 모두 감사하다. 평생 하나의 시나리오와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사는 게 배우다. 몇 년을 기다리기도 하고 몇 십 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송서래를 만난 건 큰 행운이다. 감독님 감사합니다”라며 벅찬 소감을 남겼다.
감독상도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차지였다. 대리수상에 나선 김신영은 “희극배우 김신영입니다. 솔직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 같다. 사람이 살다 보면 가장 어렵고 무서운 게 편경과 선입견과 싸우는 거다. 코미디언이 영화를? 우습게 보겠지? 했는데 저 스스로보다 편견을 먼저 깨고 선입견에 방패처럼 제 앞에 서주신 박찬욱 감독님이다. 박찬욱 픽으로 대신 수상소감 발표하겠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갑니다. 원통합니다. 오랜만에 김신영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영화감독이 돼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참 좋은 배우와 스태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밤 여러분께 술 한 잔 사고 싶지만 그 기쁨은 약간 미뤄두겠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라고 박찬욱 감독의 수상소감을 대신 전했다.
‘한산’의 변요한과 ‘장르만 로맨스’의 오나라가 각각 남녀 조연상을 차지했다. 특히 변요한은 “받을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상소감 준비하지 않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두서없이 말하는 게 특기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는 “2년 전 부산, 강릉에서 많은 분들이 전쟁처럼 찍은 영화다. 다시 돌아가라 하면 절대 찍지 않겠다. 차라리 군대를 한 번 더 갔다 오겠다. 막중한 책임감이 있던 김한민 감독님 감사하다. ‘한산’ 팀에게 감사하다. 연기가 너무 재밌고 즐겁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하고 싶다”고 외쳐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반면 오나라는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섰다. 울먹거리던 그는 “정말 예상 못하고 왔다. 청룡에 처음 초대 받았는데 수상이라니 말도 안 되는 것 같다. 정신 차려야 한다”며 울먹거렸다. 조은지 감독과 동료 배우들, 스태프에게 인사를 건넨 그는 “재산은 물질이 아닌 사람이란 걸 알려준 김도훈 씨 너무 감사하다”며 오랜 연인 김도훈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헌트’의 이정재는 배우가 아닌 신인 감독으로 ‘청룡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영국에 있는 그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청담부부’ 정우성은 “제가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심장이 나대던지. 감사하다. 잘 전하겠다. 제 친구와 동료에게 상을 전달할 개인적인 추억이 생겨서 좋지만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전화를 연결해보겠다”며 즉석에서 이정재에게 전화했다.
“신인 감독상 받으셨다. 축하드린다”는 말에 이정재는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고마워요. 땡큐 땡큐. 너무 감사드린다. ‘헌트’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영화였는데 무대인사를 5주차 다니면서 관객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배우분들, 정우성, 한재덕 대표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불도저에 탄 소녀’ 김혜윤은 청룡이 고른 신인이 됐다. 김동휘는 “제가 이 시상식을 티비로 보면서 배우들이 ‘받을 줄 몰랐다’ 하는 걸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감사한 분들은 따로 인사드리겠다. 3년 전 회사 없이 오디션 보고 이 영화를 찍었다.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이 도와주셔서 잘 마쳤다. 배우 생활 시작하고 나서 조마조마한 마음에 내일만 바라보고 살았다.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될 상 같다. 집에서 보고 있을 어머니에게 영광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윤도 “혜영을 연기한 김혜윤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제가 3년 전 여기에 시상자로 왔었다. 감사한 분들 따로 연락 드리겠다. 제가 요즘 연기를 하며 굉장히 행복하고 기쁘고 설레고 떨리는 마음보다 무섭고 두렵고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 근심이 더 컸다. 내가 연기를 올바르게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하며 물음표가 많이 생겼는데 이 자리를 통해 느낌표로 바뀌었다.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목록이다.
▲최우수 작품상=‘헤어질 결심’
▲최우수 감독상=‘헤어질 결심’ 박찬욱
▲남우 주연상=‘헤어질 결심’ 박해일
▲여우 주연상=‘헤어질 결심’ 탕웨이
▲청정원 인기 스타상=고경표, 이지은, 다니엘 헤니, 임윤아
▲청정원 단편영화상=‘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유종석
▲최다 관객상=‘범죄도시2’
▲남자 조연상=‘한산’ 변요한
▲여자 조연상=‘장르만 로맨스’ 오나라
▲남자 신인상=‘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여자 신인상=‘불도저를 탄 소녀’ 김혜윤
▲각본상=‘헤어질 결심’
▲미술상=‘킹메이커’
▲편집상=‘헌트’
▲촬영 조명상=‘헌트’
▲기술상=‘범죄도시2’
▲음악상‘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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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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